문희봉 /(시인·평론가) / 뉴스티앤티

취모멱자(吹毛覓疵)요, 목불견첩(目不見睫)이라 했다.

무슨 말인가? 터럭을 불면서 남의 작은 흠을 찾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요, 제 눈에 자기 눈썹이 보이지 않듯이 자기 허물을 자기가 잘 모른다는 말이다.

뿌리공원 잔디광장에 차량 진입을 막은 것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진정으로 국가를 걱정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저지와(井底之蛙)란 말도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보이는 것이 손바닥만 한 하늘뿐이다. 우물에서 뛰어나와야 한다. 그래야 큰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3일 뿌리공원 잔디밭에서 모 민간단체가 개최한 민속 연날리기 행사에 중구청이 상식 이하의 행태를 보였다고 한국당이 성명서를 냈다. 중구청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잔디광장의 출입을 막고 차량을 통제하니 300여 명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대변인인 김옥향 이름으로 성명을 내며 중구민은 안중에도 없는 전형적인 갑질 행정이자 횡포라하며, 갑질 행정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알고 있기로는 연날리기 행사 차량은 통과시켜 행사에 지장이 없게 조치했으며 다만, 가족들이 탄 차량만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뿌리공원의 잔디를 중구청은 물론 대전 시민들이 가꾸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잔디를 보호해야 하는 구민들이 앞장 서 차량을 몰고 들어간다면 바퀴에 짓밟힌 잔디는 어떻게 되는가를.

바로 목전의 이익만을 생각해 성명서를 냈다는 것은 먼 곳을 바라보면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좀 도에 지나친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입맛이 씁쓸하다.

더구나 잔디는 주로 단일식물만을 재배하게 되므로 겨울철에 관리를 잘 해주어야 여름철에 활성화된 잔디밭 위에서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구청에서도 내규를 정해놓고 4월부터 11월까지는 일반시민에게 개방하도록 하고, 12월 이후 이듬해 3월까지는 잔디광장을 어느 누구에게도 개방하지 않는다 했다. 내규도 법규다. 이를 김옥향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소속 구 의원들께서 모를 리 없다.

지금 나라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앞날이 크게 걱정된다. 복지정책 좋다. 없는 사람한테 수당 좀 더 주고, 먹을 것 제공하고, 입을 것 제공하는 것 좋다. 그런데 그게 일정 생활수준 이하의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그 재원은 어디서 마련해야 하는가? 국민 세금이다. 정부에서 만10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하니, 지자체에서도 또 준단다. 이중 지출이다. 정부가 말리는 데도 지자체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다.

탈원전으로 LNG 발전을 2배로 늘리면 10년 후 초미세먼지는 2배로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공한 4대강 사업 중의 하나인 공주보를 철거한다 하여 농민들이 목숨을 내걸고 반대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려놓은 후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곤두박질치고 있지 않은가. 대전 시내 자영업자들의 실상을 살펴보기는 했는가?

또 여당 대표라는 사람은 ‘우리가 100년은 더 집권해야 한다고 하질 않나, 김경수 지사 재판 결과를 두고 재판이 잘못되었다는 등 사법부 위에 군림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반박도 못하면서 왜 말도 안 되는 좁쌀만한 편견된 시각으로 더욱 심기만 불편하게 하는가. 참 못 나도 한참 못 났다.

생각해보라. 취모멱자(吹毛覓疵)요, 목불견첩(目不見睫이라는 말.

한국당 소속 구 의원들은 되새김질 하듯 되새겨보기 바란다. 그런 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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