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2 - 세종특별자치시

21대 총선을 427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세종시 CI / 세종시
세종특별자치시 / 세종시

세종시는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충청남도 연기군으로 대덕군(현재 대전시 대덕구의 모태)과 한 선거구를 이루었다. 1992년 14대 총선과 1996년 15대 총선에서 연기군 단독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선출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부터는 2008년 18대 총선까지는 공주시와 한 선거구를 이루었다. 2012년 19대 총선부터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면서 단독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선출한 세종시는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유지할 경우 21대 총선에서는 분구가 확실시 되고 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가 1987년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이하 공화당)이 강세를 떨쳤다.

13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지역적 기반이 대덕군이었던 공화당 이인구 후보가 연기군을 지역적 기반으로 삼고 있던 통일민주당 박희부 후보를 16.65%p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으며, 대덕군까지 포함하여 35.71%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는다. 당시 연기군의 정치지형은 보수진영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 공화당 이인구 후보와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 천영성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3.99%에 이르렀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단독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선출한 연기군은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의 조직보다 14대 대선 출마를 위해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의 바람을 선택했다.

12월에 있는 14대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지난 13대 총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통일국민당(국민당)의 박희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박희부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2위를 차지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거대 여당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민자당 임재길 후보를 7.52%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14대 총선에서도 연기군의 보수진영 강세는 여전했다. 국민당 박희부 후보와 민자당 임재길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90.74%에 달해 지금 세종시 정치지형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표출했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은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바람이 연기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15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신예 자민련의 김고성 후보가 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현역 박희부 후보를 8.54%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15대 총선에서도 연기군은 보수진영의 강세를 재확인했다. 자민련 김고성 후보와 신한국당 박희부 후보 그리고 보수성향의 무소속 임재길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91.46%에 이르러 지난 14대 총선보다 0.72%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단독 선거구의 지위를 잃고, 이웃 공주시와 한 선거구를 이루게 된다. 충청권에서의 자민련 녹색 돌풍이 시들어지면서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당이 아닌 지역 출신 인물에 대한 선호를 드러낸다.

16대 총선에서 공주 출신의 자민련 정진석 후보는 연기군에서 17.58% 밖에 득표하지 못하나, 연기군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임재길 후보는 45.7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또한 연기군 출신의 민주국민당(이하 민국당) 박희부 후보와 희망의 한국신당(한국신당) 김고성 후보도 각각 9.04%와 15.51%를 득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구가 많은 공주시 출신의 자민련 정진석 후보가 아버지 정석모 의원의 후광에 힘입어 공주·연기의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게 되면서 총선은 끝을 맺었지만, 연기군에서의 보수 강세는 여전히 이어졌다.

연기군에서 자민련 정진석 후보와 민국당 박희부 후보 그리고 한국신당 김고성 후보와 한나라당 이상재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0.53%를 기록해 새천년민주당 임재길 후보 보다 4.79%p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또한 새천년민주당 임재길 후보의 경우 14대 총선 당시 민자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어 연기군민들이 정통 진보진영의 후보에게 표심을 보냈던 것보다는 공주와 합쳐지면서 지역 출신인 제1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힘입어 세종시에서도 진보진영이 강세를 떨치게 된다. 또한 세종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 공약으로 신행정수도 건립을 약속한 바 있어 노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다른 지역보다 강하게 작용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17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대한주택공사 사장을 역임한 공주 출신의 열린우리당 오시덕 후보에게 48.65%의 지지를 보내며, 지역 출신이 아닌 당을 보고 표를 던지게 된다. 현역이던 자민련 정진석 후보가 23.34%를 득표했고, 연기군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박희부 후보가 19.17%를 득표했다.

17대 총선부터 세종시는 진보진영이 서서히 강세를 드러내게 된다. 열린우리당 오시덕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박희부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7.82%에 이르러 자민련 정진석 후보와 한나라당 박상일 후보의 득표율보다 35.36%p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고향인 공주·연기 출마를 결정하면서 보수진영이 다시 강세를 드러냈다.

18대 총선에서 연기군에서 선진당 심대평 후보는 67.54%를 득표했다. 심대평 후보는 고향인 공주에서도 60.81%를 득표하며 합계 63.32%로 2006년 대전 서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

18대 총선에서 연기군은 17대 총선과는 판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선진당 심대평 후보와 한나라당 오병주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8.71%에 이르며 보수진영이 다시 강세를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12월에 있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과 더불어 '세종시'라는 이름의 단독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행정수도라는 상징성과 초대 세종시 국회의원이라는 위상에 비추어 민주통합당에서는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충남 청양 출신의 이해찬 국무총리를 후보로 내세우면서 충청맹주 선진당 심대평 후보와의 일전을 불사했다. 선거결과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는 선진당 심대평 후보를 14.06%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된다.

19대 총선에서 보인 세종시 표심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호각세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선진당 심대평 후보와 새누리당 신진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47.74%로 47.88%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와 거의 大同小異(대동소이)하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세종시는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진보진영이 완전하게 강세를 굳히게 된다.

20대 총선에서 세종시는 현역 이해찬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였다. 진보진영의 분열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소속 이해찬 후보는 경찰청 차장과 청와대 경호실 차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를 7.68%p 차이로 따돌리고 7선의 고지에 오르게 된다.

20대 총선부터 세종시는 확실한 진보진영의 텃밭으로 자리매김한다. 무소속 이해찬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흥수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4.31%를 나타냈고,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연전연승이 계속 이어졌다.

2017년 5.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세종시에서 51.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충청권 4개 시·도 중 세종시에서만 유일하게 50% 이상을 득표했다. 최근 있었던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는 무려 71.30%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타 후보들을 합친 수치보다 3배나 많은 표심을 얻었다. 일찌감치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뒤를 이어 누가 세종시 국회의원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지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분구는 어떻게 될지 보수진영의 새 인물이 출현하여 진보진영이 강세를 떨치고 있는 세종시의 객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세종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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