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은 1964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면천초등학교, 면천중학교를 거쳐 대전대신고등학교에서 수학했고, 경찰대학 3기를 수석 졸업하며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정 전 청장은 당진경찰서장, 서대문경찰서장, 청와대행정관, 경찰청 정보심의관, 경찰교육원장, 대전·경기·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을 역임하며 약 30년간 대한민국 치안을 이끌었다.

이러한 정 전 청장이 고향에 돌아와 정치개혁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에 입당, 충남지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경선조차 하지 못한 중앙당의 전략공천이었음에도 "사회의 균형을 잡겠다"는 각오로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정 전 청장은 뉴스티앤티와의 만남에서 '기존' 보수 인사와는 다른 말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의 성공은 국가 발전과 직결된다. 정부가 실패하길 바라는 정치인은 매국노"라고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한 응원을 전했다. "여당의 자멸을 바라서는 안 된다. 야당 스스로 개혁을 이뤄 국민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며 소속 당에 대한 충고도 서슴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당진의 아들,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을 뉴스티앤티가 만났다.

 

지난 1월 말 뉴스티앤티는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을 만났다. 고향에 내려온 정 전 청장은 '정치인'으로서의 꿈과 포부를 펼치고 있었다. / 뉴스티앤티

경찰대 3기 수석 졸업 이후, 약 30년 간 대한민국 치안을 이끌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경찰대학을 졸업하며 두 가지를 다짐했습니다. 첫 번째는 학비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닌 만큼 국가와 국민에 충성을 다해 그 빚을 갚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다짐은 경찰간부로서 동료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잘 보호하겠다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근무했다고 자부하는 만큼 첫 번째 다짐은 어느 정도 지켰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찰 근무여건이나 처우개선은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채 퇴직해 지금까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경찰 재직 시, 사회적 지위가 낮다거나 권력이 없다는 이유로 억울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 같은 일로 눈물지어서는 안 된다 생각했고, 약자를 위한 다양한 치안정책을 앞장서 추진했습니다. 실제로 내·외부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가장 소중한 보람이자 특별한 감정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정치 입문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회의 이념이나 지지 정당이 한 쪽으로 과도하게 기우는 것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보수와 진보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서로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매몰돼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 국익은 뒤로한 채 '나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며 극한적인 대립과 투쟁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의 패배가 불 보듯 뻔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심대한 위협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패배가 자명해 충남도지사 선거에 나서지 않는 보수주의자들이 비겁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나 혼자라도 나서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보수우파 정당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사회의 '균형'을 잡아야겠다는 각오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입당 당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당내 분열은 물론 국민마저 등을 돌렸습니다. 왜 자유한국당을 선택했나요.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가 있음을 믿습니다. 개혁 또한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자유와 경쟁, 도덕성은 나의 지향가치이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에 입당하자 "경찰로 근무할 때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느냐. 진보주의자라 생각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선택한 것은 당시 당의 모습에 만족했기 때문은 결코 아닙니다.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천성적으로 불합리를 용납하지 못합니다. 개혁과 쇄신을 좋아하며 이를 적극 추진합니다. 자유한국당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큰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새 인물'로서 타개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항상 겸손하고 진솔한 자세로 소통하겠습니다. 이는 내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잘 듣고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국민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하고, 고통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에게 힘이 되겠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정부의 실패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성공은 국가 발전과 직결됩니다. 정부의 실패를 바라는 정치인은 매국노나 다름없습니다. 여당의 자멸을 바라서도 안 됩니다. 야당 스스로 개혁을 이뤄 국민의 마음을 돌려야 합니다.

다소 더디더라도 언행일치의 자세를 보일 것을 약속합니다. 항상 솔선수범하며 책임성, 진정성, 투명성, 도덕성 등 보수의 품격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는 자유한국당 지지율 회복 여부의 기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당진 출생으로 당진경찰서장까지 역임했습니다. 당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2003년에는 최연소 당진경찰서장으로, 2012년에는 충남경찰청장으로 고향을 위해 일했습니다. 그러나 치안이라는 분야에 국한된 만큼 고향 발전을 이끄는 것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당진은 밝은 미래를 열어갈 새롭고 창의적인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고 준비할 리더, 중앙·지방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리더, 고향 주민과 출향 인사 간 화합과 결속을 이끌 리더를 필요로 합니다.

정용선이 고향 발전을 선도하겠습니다.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한 중앙 공직경력, 주민과 애환을 나누었던 30여 년의 현장행정 경험 등은 그 누구보다 앞선다 자부합니다. 학문적 연구 성과 또한 큰 자산입니다. 단 한 순간도 고향을 잊은 적 없습니다. 시대적 소명이라 여기고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정치인' 정용선의 꿈과 포부를 말해주세요.

우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걸맞은 정치를 선보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인이 국민 삶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이 정치나 정치인을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이제 끝내야만 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우겠습니다. 국민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일과 미래를 선택하는 나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나라, 결과를 책임 있게 수용하는 성숙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에게 도전과 재기의 기회를 주는 따뜻한 나라는 그 배경이 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 것을 약속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해외입양아 1위 국가'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인류가 여전히 헐벗고 굶주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자유와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에도 나태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모범국가가 되도록, 문명국가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월 말 뉴스티앤티는 정용선 전 충남경찰청장을 만났다. 고향에 내려온 정 전 청장은 '정치인'으로서의 꿈과 포부를 펼치고 있었다. /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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