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늘 그렇듯이, 한 해를 마무리 하다보면 뭔가 아쉽게 다가온다. 하물며 국정을 책임지는 청와대와 정부 및 국회 역시 더욱 그런 감회가 깊을 것이다. 먹고 사는 데 정신없는 민초들은 고달픔 속에서도 희망과 기대를 갖고 나라의 앞날을 지켜본다.

작년에 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 파사현정(破邪顯正). 즉,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내주길 고대하는 맘이 담겨있었다. 지식인들이 뽑은 사자성어인지라 누구나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올해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 보였다. 참 무겁고 안타까운 표현이다. 갈 길은 먼 데, 등에 진 짐은 무겁다는 것이 저절로 느껴지는 하루하루다.

돌이켜 보면,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좌우진영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연일 펼쳐졌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탄핵사태 이후의 응어리가 가라앉지 않고 표면으로 활발하게 나타난 탓이다. 게다가 현 정권의 이런저런 실책과 구설수도 한 몫을 했다. 그래서일까. 우파진영의 활동이 SNS에서 꽃을 피웠다. 이전에 좌파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SNS활동과 각종 시위와 집회행사가 우파진영으로 역할교대한 것 같다. 각종 정보를 발빠르게 전달시키면서 슬그머니 가짜뉴스도 끼어들었다. 이전 민주화 운동 때도 유비통신이란 것이 작동했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유언비어로 듣는 이의 귀가 솔깃하게 만드는 효력이 있다.

청와대는 더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북한에 올인하는 열정과 희열을 오로지 자기들 몫으로 챙겼다. 각종 이벤트성 행사가 선 보였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작약했다. 그럴 때 마다, 대통령의 지지도도 함께 출렁거렸다. 이 와중에 최저임금제의 부작용과 도무지 우리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 탓에, 여기저기서 골칫거리도 함께 나타났다. 어디서 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암울한 경제상황이 목하 진행 중이다. 게다가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의 거센 비판에 청와대와 정부가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 또는 조바심이 강해지는 것 같다.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다. 내부 전열이 어수선함에도 문 정권의 오류와 실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전통적 야당의 역할을 되찾아 가는 중이다. 언론 역시 연일 거세게 현 정권을 비판하자, 청와대의 심기가 편할 리가 없다. 청와대 내에서도 각종 구설수가 쏟아져 나오니, 언론으로선 당연히 엄정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우파진영의 SNS 점령사태를 손 놓고 지켜보기엔 뭔가 마뜩치 않은 모양이다. 가짜뉴스 관련 대책을 강구한다는 데, 표현의 자유와 맞물려서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남북회담 및 평양방문 등 대북정책 관련해서 현 정권이 너무 저자세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쌍방이 만나서 미래를 위해 대화하는 것을 누가 반대할 것인가. 더군다나 북핵 탓에 한반도에 차가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의 눈길도 곱지가 않다. 중재자를 자임했던 문 대통령이 잦은 해외순방에서 대북제재완화를 그렇게 강조해도 국제사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길한 조짐도 회자에 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이전보다 턱없이 하락했다.

청와대에서 내부 고발자가 나오면서 이전 정권과 유사한 현상이 펼쳐질까 우려된다. 적폐청산의 깃발 아래서 현 정권의 부정한 사건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더욱 그렇다. 이런 고약한 현상이 지속되면 권력은 금방 레임덕으로 빨려들어 간다. 정치권의 정치공학적인 대결도 걱정되지만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역시 경제가 가장 큰 문제다. 우파진영과 야당의 모진 공격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현 정권은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짊어진 짐이 무겁고 힘들지만, 갈 길 또한 멀지만 그래도 가야만 한다. 신년을 향한 희망과 기대가 충만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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