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미 대전선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 선병원 홍보팀 제공
강선미 대전선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 선병원 홍보팀 제공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당뇨병연맹(IDF)이 당뇨병의 위험성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했다.

당뇨란 이름은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 소변과 함께 빠져 나오는데서 붙여졌다. 포도당은 탄수화물의 기본 성분으로, 탄수화물은 위장에서 포도당으로 변한 뒤 혈액으로 흡수된다. 흡수된 포도당이 세포에서 작용하기 위해선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한데,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성능이 떨어지면 혈액에 포도당이 쌓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2017년 기준 당뇨병 환자는 약 300만 명이다.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나이라고 간과해선 안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당뇨병을 앓고 있다. 오늘은 당뇨병에 대해 알아본다.

 

■ 부모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 발병률 30%, 한 사람만 당뇨병이면 15%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진 않지만 현재까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일부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에게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은 30% 정도고,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에는 15% 정도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 여러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 환경적 요인으론 비만…그 외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소화기 염증, 특정 약물 등

환경적 요인의 경우 비만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비만이 계속되면 몸 안의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는데 그 결과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기능이 점점 떨어져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당뇨병은 제2형 당뇨병이다. 운동부족은 비만과 근육 약화를 초래한다는 데서 당뇨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신체에 오래 쌓이면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고 면역력을 떨어트려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도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 염증은 면역력과 당 대사 능력을 떨어트려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부신피질 호르몬제, 강압 이뇨제, 경구용 피임약, 소염진통제, 갑상선 호르몬제 등을 오래 사용해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위 절제술 후 당 대사에 이상이 발생하기도 해, 위 절제술을 받았던 사람이 비만, 스트레스, 특정 약물 복용 등 당뇨병 위험 인자를 지녔다면 혈당 변화를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 공복 혈당 126mg/dL 이상, 식후 2시간 뒤 혈당 200mg/dL 이상이면 당뇨

요당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거나 3다증상(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 피로감,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을 보이면 혈당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8시간동안 열량 섭취를 하지 않은 공복 혈당치 126mg/d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치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표준 포도당 부하검사로도 진단할 수 있다. 아침 공복 때 혈액을 채취한 뒤 포도당 75g을 입에 투여한 1시간 후와 2시간 후의 혈당을 측정하게 된다. 2시간 후의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지난 2~3개월간의 혈당 평균을 알아보는 당화혈색소 검사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일 때도 당뇨병이라고 판정할 수 있다.

당뇨병은 증상이 전혀 없기도 하고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40세 이상이고 비만인 사람 ▲ 가족과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이 있는 사람 ▲ 다뇨, 다음, 다식, 갈증,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 있는 사람 ▲ 고혈압, 췌장염, 내분비질환, 담석증이 있는 사람 ▲ 당뇨병 발병을 촉진 할 수 있는 약물을 사용 중인 사람은 당뇨병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 대부분 제2형 당뇨병 … 식단조절과 운동요법이 기본,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시행

한국의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제2형 당뇨병이다. 몸속에서 인슐린을 거의 또는 아예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는 달리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식단조절, 근육량을 키우는 운동요법 등으로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혈당수가 잘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시도하는데 우선 먹는 혈당강하제를 이용한다. 먹는 혈당강하제로도 혈당수치가 회복되지 않을 때는 제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한다. 식단조절과 운동요법은 약물치료 중에도 반드시 꾸준하게 실천해야 한다. 아직까진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료법이 점점 발전 중이다. 당뇨병 발생 후 꾸준하게 관리한 덕분에 별다른 합병증 없이 생애를 마친 분들도 많다.

 

■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 치료 반드시 필요

제1형 당뇨병은 우리나라 당뇨병 중 2% 미만이며 소아 환자가 많다. 급성으로 나타나며 심한 다뇨, 다음, 체중감소 같은 증상들이 있다. 입마름, 다뇨부터 의식변화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케톤산증을 보이기도 한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액 속의 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우리 몸은 저장돼 있던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꺼내 쓰게 된다. 이때 지방이 분해되면서 케톤이라는 독성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 케톤이 몸에 쌓여 혈액을 산성화시키는 현상을 케톤산증이라고 한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겐 인슐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 합병증이 더 무서운 당뇨 … 고열량 음식 피하고, 지방 감소와 근육 강화 운동 필요

당뇨병은 그 자체로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합병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만 해도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발, 다리 혈액순환 이상, 황반변성, 신장질환, 피부 손상, 치아 및 잇몸 손상 같은 구강 질환, 배뇨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다. 대부분 만성 질환으로 평생 지속되기도 한다. 제1형 당뇨병은 예방법이 아직까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2형 당뇨병은 비만하지 않도록 평소 음식을 적절한 열량으로 섭취하며 기름진 음식을 피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체내 지방 감소와 근육 강화를 위해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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