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평화, 다시 평화를 생각한다(1)
[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평화, 다시 평화를 생각한다(1)
  • 서준원 박사
  • 승인 2018.10.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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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평화의 저자 톨스토이는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4번, 문학상 후보자로 16번이나 올랐다. 간디 역시 5번이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들 모두가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거뜬하게 노벨평화상을 거머쥐었다.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짚어 볼 수 있는 사례다. 노벨평화상 획득 이후에도 한반도는 평화롭지 못했다. 평화 중에서도 폭력을 감춘 ‘거짓평화’가 가장 무섭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 전령사 역할이 회자에 오르고 있다. 북한 대변인 역할에서 이젠 전령사로 나서는 문 대통령과 바티칸이 북한 주민의 인권은 물론 종교의 자유와 관련하여 폭넓은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아무튼 가톨릭 사제도 없고 종교를 마약 취급하는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도 궁금하다. 문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으로 북한은 평화를 위한 탁월한 코스프레 효과를 챙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사회주의적 평화’를 살펴보자. 사회주의적 평화는 자유주의적-민주적 평화를 부르주아의 계급지배와 제국주의의 식민통치를 합리화하는 책략행위로 보고 있다.

이런 연유 탓에, 식민통치에 시달리는 상대 민족과 민중에게 민족자결주의를 강요하고, 노동자들에겐 계급의식을 고취시켜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한다. 평양 시민 앞에서 ‘남측 대통령“으로서 ”민족과 자결’을 외쳤던 문재인 대통령이 오버랩된다. 헤그레(H. Hegre)는 전체주의 체제의 평화를 ‘동물원 평화’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평화는 정의롭고 지속적이라고 규정했다.

“평화가 경제다”를 외치는 현 정권이 북한 방문 시에 국호와 국기마저 내세우지 못한 우리의 처지가 안타깝고 한심하다. 국제사회에서 남북한의 국호와 국기가 인정된 것이 언제 일인데, 아직도 우리는 상호 간에 눈치만 보는 딱한 현실이다. 그러면서 무슨 민족자결과 평화 타령인지 모르겠다.

이념적 성향을 떠나 남북한은 이제 서로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면 김정은의 방문과 국회연설까지 폭넓게 기회를 줘야 한다. 직접 김정은의 평화 의지를 들어보고, 그 역시 대한민국의 실체를 보고 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만 그것도 좌파성향 인사들만 뻔질나게 평양냉면 먹으러 갈 일이 아니다.

평화에 대한 개념과 인식은 평화론자들 사이에서도 각양각색이다. 인류사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치임에도 평화는 그만큼 개념이 모호하다. 민주주의 국가는 시민의 삶과 행복에 관심을 두고 전쟁을 멀리한다. 갈등과 분쟁마저 평화적으로 해결코자 한다. 이처럼 평화는 때로는 수단이 되고 궁극적인 목표가 되기도 한다.

칸트와 윌슨은 민주평화론을 사상적 그리고 정치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유명한 평화학자 갈퉁(J. Galtung)은 폭력(소극적-구조적-문화적)을 분석함으로써 평화론을 정립했다. 갈퉁이 전쟁과 폭력을 평화를 위한 개념으로 정리했지만, 국제정치학자 라이트(Q. Wright)는 전쟁과 평화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동아공영권도 아시아평화를 주창했고, 다양한 종교에서도 평화 개념은 각기 다르게 반영되고 있다. 전태일이 분신한 곳도 이름에 걸맞지 않게 결코 평화롭지 못한 평화시장이었다.

어쩌면 전쟁(폭력)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과 유사하다. 한반도에선 휴전체제임에도 간헐적인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고, 이념과 체제를 수호하려는 쌍방 간의 갈등이 대립 중이다. 이처럼 소극적 평화의 분위기 하에선 지속가능한 평화는 설 자리가 없다. 폭력(전쟁)은 우발적이지만, 평화는 배려와 희생 그리고 인내의 긴 시간이 수반된다. 오늘도 평화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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