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그리다 붉은 마음이 되었다.
끝내 만나지 못하고 그리움이 붉은 눈물로 대신한다.

올 가을에는 만나지 않을까 잔뜩 부풀어 오른 기대감에 앞서 마중을 나간다.
하지만 이내 긴 그림자를 밟고 찾아온 그리움들이 깊고 깊은 강이 되어 되돌아온다.

그리워서 불러봐도 만날 수 없는 아픔을 삼키며 가녀린 몸매 위에 붉은 속마음을 태웠다.

그 붉은 속마음이 대지를 적셨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얼굴들이 깊이 묻어뒀던 하얀 얼굴 사이로
여전히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겹겹이 쌓여있던 푸르렀던 마음들이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서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 여름에 들떠있던 푸른 마음들이 지금은 추억이 되어 넓고 넓은 하얀 바다 위로 노 저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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