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兎死狗烹(토사구팽) 인사 문재인 정부 乘勝長驅(승승장구)
박근혜 정부 兎死狗烹(토사구팽) 인사 문재인 정부 乘勝長驅(승승장구)
  • 이용환 기자
  • 승인 2018.09.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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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티앤티
(왼쪽부터) 이석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티앤티

지난 달 30일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하 기조실장)으로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임명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兎死狗烹(토사구팽) 당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재기에 성공한 인사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감찰관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은 의미가 남다르다. 대통령 측근 등에 대한 엄정한 감찰 수행을 위해 2015년 3월 박근혜 정부 초대 특별감찰관에 임명된 이 실장은 2016년 7월 불거진 정권실세 우병우 민정수석 파문에 대해 감찰 착수에 들어가게 된다. 이 실장으로서는 우 수석의 감찰 착수가 자신의 직분에 부합한 정당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2016년 8월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우 수석이 반발하면서 오히려 이 실장이 감찰 내용 유출과 관련하여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이 실장의 사표가 전격적으로 수리되었다. 이후 이 실장은 2018년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고, 2017년 11월 열린 우 전 수석의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실장을 청와대 특별감찰관으로 천거한 이는 다름 아닌 대학 후배이자 사법시험 1년 후배이고, 대구지검 경주지청에서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호형호제했던 우 전 수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실장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이 화제가 된 이유는 불명예스럽게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사임한 후 수천억원의 예산을 주무를 수 있는 자리로 기사회생 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역대 국정원 기조실장을 역임한 인사들의 면면을 확인하면 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국민의 정부’ 초대 안기부 기조실장은 이강래 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다. 진보진영의 제갈량으로 꼽히는 이 사장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특보를 역임하다 ‘국민의 정부’의 초대 안기부 기조실장을 역임한 후 청와대 정무수석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내게 된다. ‘국민의 정부’ 2대 안기부 기조실장과 국정원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국정원 초대 기조실장을 역임한 인사는 현 문희상 국회의장이다. 14대 국회의원 당선 후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문 의장은 ‘국민의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후 이강래 초대 안기부 기조실장과 바톤 터치를 하게 된다. 이후 6선 국회의원에 오른 문 의장은 대통령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당의장, 국회 부의장,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을 거쳐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오르게 된다. ‘국민의 정부’ 이전에도 4선 국회의원과 국정원장을 역임한 이종찬 전 의원, 3선 국회의원과 청와대 민정수석 그리고 총무처장관을 지낸 김용갑 전 의원 등도 안기부 기조실장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兎死狗烹(토사구팽) 1호 인사는 현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초선, 경기 남양주갑) 의원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공직근무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조 의원은 2014년 4월 세계일보에 청와대 내·외부 인사에 관한 감찰 자료가 보도되면서 해임되었다. 이후 ‘십상시’ 논란이 일었던 ‘정윤회 문건’ 유출과 관련하여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조 의원의 부하직원으로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관천 경정은 구속될 당시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 정 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조 의원은 불명예 퇴진 후 정치에 환멸을 느껴 마포에서 해물요리전문점을 차렸으나, 문재인 전 대표가 몇 차례나 식당을 찾아와 삼고초려한 끝에 20대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후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하여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졌던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를 0.3%p 차이로 따돌리면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한 진영(4선, 서울 용산) 의원도 兎死狗烹(토사구팽) 인사 중 한 명이다. 새누리당 시절 친박으로 분류되던 진 의원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만 아는 친박이라”고 말할 정도로 다른 친박 인사들과는 결이 달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보건복지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승승장구하던 진 의원은 2013년 9월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자신의 소신과 다르다며 장관 취임 6개월여 만에 사의 의사를 밝혔다. 장관 사의 이후부터 친박 인사들과 관계가 더 틀어진 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배제된다. 진 의원은 20대 총선은 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출마하여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4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당시 진 의원의 영입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18대 대선 당시 김 위원장이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진 의원이 부위원장으로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이들 세 명 모두 轉禍爲福(전화위복)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나, 이 실장과 조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영입된 케이스고, 진 의원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영입된 경우라는 점이 같은 듯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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