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공조 빨간불 켜지나

모두 발언하는 설훈 최고위원 / 뉴스티앤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설훈 최고위원 / 뉴스티앤티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세종역 신설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며,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세종역 설치를 공약으로 내건 이해찬 대표와 6.13 지방선거에서 역시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힘을 실었다.

설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10시 세종시청 세종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오늘 아침에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왔는데, 1시간 30분이 조금 더 걸렸다. 광명역에서 오송역까지 오는 시간보다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오는 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면서 “KTX 세종역 신설이 필요하다.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오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세종역을 새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봐서 빨리 진척돼야 한다”며 “여러 가지 사유는 있겠지만, 시간 낭비하는 부분들을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세종역 신설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이 대표와 이 시장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되지만, 세종역 설치를 강하게 반발하는 충북도의 입장에서는 심기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자칫 ‘충청권 공조’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까지 상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뉴스티앤티
더불어민주당-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모두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뉴스티앤티

충북도는 지난 2017년 5월 철도시설공단이 실시한 ‘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대비편익분석(B/C)이 0.59’로 확인된 점을 들어 세종역 신설 불가의 이유로 들고 있다. 또한 지난 5.9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청주 유세에서 “세종역 신설은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고 한 발언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특히, 충북도의 경우 지역 발전과 관련한 일에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응하는 응집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세종역 신설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확고한 의견으로 자리 잡는다면, 충북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충북이 세종역 신설을 강하게 반대할 경우 공주역이 위치한 충남 또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충북도는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당시 충북도에서는 이 대표의 경쟁 상대였던 김진표(4선, 경기 수원무), 송영길(4선, 인천 계양을) 의원에게 KTX 세종역 신설 전면 백지화를 건의해 두 의원의 확고한 반대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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