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질풍과 노도, 그 이후의 현실
[서준원 박사의 Issue Brief] 질풍과 노도, 그 이후의 현실
  • 서준원 박사
  • 승인 2018.09.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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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서준원 박사 / 뉴스티앤티

질풍과 노도(Sturm und Drang), 인습적인 낡은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대변되는 시대를 풍미했던 분위기다. 기존의 질서와 가치마저 훼손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질풍과 노도다. 근대사에서 질풍과 노도의 정신은 문학은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거세게 몰아치곤 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자각과 사회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했다. 따지고 보면 감성과 감정의 분출이 질풍과 노도의 근간이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의 힘에 힘 입어 이른바 ‘질풍과 노도’의 거센 파고 속에서 탄생했다. 정권의 태생적 한계와 배경이 그렇단 말이다.

광장에 모인 군중은 집회가 성공하면 희망과 기대감을 갖고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언제나 그렇듯이 실질적인 변화와 긍정적 평가를 도출해내지 못하면 군중의 힘은 허상일 뿐이다. 그런 연유에서 군중은 기대와 희망이 사라지면 새로운 질풍과 노도를 시도할 것이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혁명도 그런 분위기에서 출발한다. 권력이 국민이 아닌 군중의 힘에만 의존할 때, 권력의 정통성과 기반의 취약성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파진영의 거센 반발과 분노는 정권을 뺏긴 한 풀이로만 여길 것이 아니다. 경제마저 허물어지면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통계청장이 경질되면서 이젠 정부의 통계마저 믿을 수 없는 딱한 현실이다.

절차적으론 정권의 정통성을 보장받았다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이에 승복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상존한다. 우파에 대한 저항과 부정이 정의로 칭송되는 어설픈 분위기 확산에 좌파성향의 팟캐스트와 매체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들의 공헌으로 촛불이 쏟아져 나올 때, 그야말로 질풍과 노도처럼 온 사회를 엄습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우파 진영의 팟캐스트가 더 역동적으로 활동 중이다. 요즘은 우파와 좌파를 떠나서 각종 팟캐스트를 통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든 정보들이 여기저기서 분출되고 있다. 이들이 다루는 소재도 안보와 경제는 물론 문화와 역사까지 폭넓게 펼쳐지고 있다.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는 문 정권의 지지자층의 요구는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 국정농단과 적폐청산의 명분론에 이전의 두 정권은 처참하게 칼질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문 정권은 특히 국제사회와 미국의 요청을 묵살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와 미국과 흔들림 없는 교감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연일 쏟아지는 이슈와 엇박자 행태를 들여다 보면, 현 정권의 주장에 쉽게 신뢰를 부여하기 어렵다.

대북특사가 되돌아 오면, 서울과 워싱턴의 관계악화가 발생하지 않기를 고대하는 아슬아슬한 현실이다. 이래저래 문 정권은 만만치 않은 반대세력과 다투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만, 국민 대통합을 위한 진정성조차 안 보인다. 안타깝다. 정권의 실패는 고스란히 민초의 삶의 어렵게 할 뿐이다.

하락을 모를 것 같던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55%에 도달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층이 40%를 상회 할 수준이다. 이쯤되면 여론과 지지도에 집착하는 문 정권의 각종 이벤트성 행사마저 위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문 정권은 초조할 수 밖에 없다. 엊그제 유례없는 당정청 전원회의가 청와대서 열렸다. 말이 회의지 청와대가 기존의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그들만의 다짐의 자리였다.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는 무한성원 표현은 단순한 지지표출이라기 보다는 현 정권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충성서약이나 다름없다. 문 정권 지지층의 무서운 음모이자 민주주의 훼손의 지름길이다. 여론의 압도적 지지와 견고한 지지층의 성원이 이런 분위기를 지속시키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는 시점이다. 탈원전 정책의 경우는 실속없이 엄청난 물질적 손해만 야기했다. 그래도 정부는 탈원전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득주도성장은 갈 길을 잃은 것 같은데도 여전히 고집불통이다. 불 꺼진 상가들이 속출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이젠 광장으로 뛰쳐 나오고 있다. 이들을 위해 내년에도 23조원에 달하는 지원예산이 책정될 예정이고 이미 42조원이 소진된 것 같다. 서서히 축적된 불만이 ‘질풍과 노도’처럼 번진다면 여간 큰 일이 아니다.

국정운영의 오류와 실패는 피드백을 거쳐 발빠르게 손질되어야 마땅하다. 국정운영의 농단과 실패는 동일선 상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당정청 전원회의 인사말에서 지금까지 걷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고 천명했다. 새로 취임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술 더 떠, 20년 정권 운운하면서 4만불 달성의 기치를 내세웠다. 핑크빛 청사진도 좋지만 당장 민심부터 헤아려 급한 불부터 꺼주길 기대한다.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보통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 북한에서 2년여 상주 경험을 가진 정보총책임자인 서훈 국정원장이 특사로 가는 것도 불편하다. 국가의 정보총책임자가 굳이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하여튼 왜 그리 서두르는지, 북한에게 무슨 약점을 잡혔는지 모를 정도로 선뜻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비핵화 언급은 쏙 빼고 관계개선과 베풀기에 급급한 형국이다.

'새로운 길'을 간다고 국고를 탕진한다면, 이 역시 적패이자 국정농단이라는 비난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훗날 이 마저도 우파진영의 반발과 저항 탓으로 돌리려는가. 문 정권은 국민이 왜 안보와 경제를 불안해 하는지, 왜 지지도가 하락 중인지, 그 근본원인 부터 꼼꼼하게 따져봐 주길 당부한다. 개념도 불확실한 막연한(?) '사람'보다 대한민국 '국민'을 먼저 챙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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