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좋은 감리교회 원로 목사 / 뉴스티앤티
이홍기 좋은 감리교회 원로목사 / 뉴스티앤티

오래된 경험은 위기나 위급시 좋은 길잡이가 된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환공(桓公)때의 일이다.

어느 해 봄 환공은 재상 관중과 대부 습붕을 데리고 고주국(하북성)을 정벌하러 나섰다. 전쟁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다. 그래서 혹한 속에 지름길을 찾아 귀국하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전군(全軍)이 진퇴양난에 빠져 떨고 있을때 재상 관중이 말했다.

“이런 때는 늙은 말의 지혜(老馬之智)가 필요하다”

즉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그리고, 전군이 그 뒤를 따라 행군한지 얼마 안 되어 큰 길이 나타났다. 물론 제나라 군대는 무사히 귀환했다.

 

한비자는 그의 저서 ‘한비자’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관중의 총명으로 모르는 것을 늙은 말을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한비자는 늙은 말을 사람의 원로에 비유하고 있다.

이스라엘 솔로몬 왕이 죽자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계승했다. 정치에 경험이 없는 르호보암은 원로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원로들은 르호보암 왕에게 조언하기를 “선왕께서는 성전 건축으로 인하여 백성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우셨습니다. 이제 임금께서는 선왕께서 우리에게 메워주신 멍에를 가볍게 해주십시오“ 라고 말했다.

 

다음에 르호보암은 자신의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젊은 친구들은 르호보암에게

“백성들이 선왕께서 메워주신 멍에가 무거우니 그것을 가볍게 해 달라고 요구하더라도 임금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시오”

“나의 새끼손가락이 부왕의 허리보다 굵다(교만). 너희는 나의 부왕께서 메워주신 멍에가 무겁다고 한다마는 나는 그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지우리라. 부왕께서는 너희를 가죽채찍으로 치셨으나 나는 쇠 채찍으로 다스리겠다고 말씀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르호보암 왕은 원로들의 충고를 외면하고 젊은 친구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백성들을 가혹하게 다스렸다.

그 결과 민심의 이반으로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갈라지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그렇다. 난세일수록 원로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 한반도 정세는 어쩌면 구한말의 상황과 같아서 그 셈법이 복잡다단하다.

이런 때에 지혜 있는 말(馬)을 풀어서 길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군주가 취할 태도인 것이다.

지혜 있는 원로들은 우리나라에 얼마든지 있다. 다만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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