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티 이슈②] 국회-의사협회, '의료인 복장 규제' 입장 팽팽
[티앤티 이슈②] 국회-의사협회, '의료인 복장 규제' 입장 팽팽
  • 송해창 기자
  • 승인 2018.08.1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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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료인 근무복 착용 외출, 병원감염 우려 커"
대한의사협회 "복장과 병원감염 연관성에 대한 근거 없어"

지난 2015년 5월 20일 대한민국 최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1만6,000여 명이 격리됐으며, 186명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38명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과 중국의 메르스 발생 현황' 보고서를 통해 "한국 메르스의 주 감염 통로는 병원"이라고 밝혔다. 병원 환자·방문객 관리가 소홀한 우리나라 특성상,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는 국민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실례로 메르스 환자가 집중 발생한 경기도 평택 성모병원의 특정 병동에서는 에어컨 5대 가운데 3대 필터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관리본부가 특정 기간 성모병원 내원자 대상 전수조사를 벌이는 등 뒤늦은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 직후 관련 전문가들은 병원 환자·방문객 관리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이에 일부 대형 병원은 전자 출입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지역 병원 또한 면회 문화 개선과 방문객 통제 등에 나섰다.

메르스 사태 발발 3년이 지났다. 뉴스티앤티는 7월 한 달간 대전 소재 병원 6곳을 방문·취재해 환자 관리 실태를 알아봤다.

국회-의료법 일부 개정안 발의, 보건복지부-복장 권고안 마련

2016년 7월 1일, 감염 매개 우려가 큰 물품의 이동 제한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대표 발의자인 신경민(재선, 서울 영등포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의료계 종사자가 의사 가운·수술복·진료복 등을 입고 식당이나 카페에 출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병원 안팎에서의 감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병원감염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의사 가운·수술복 등 감염 매개 우려가 큰 물품의 이동 방법, 제한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법률 제13658호 의료법 일부개정법률 일부 개정을 요구했다.

발의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률 제13658호 의료법 일부개정법률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47조제3항을 제4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3항을 다음과 같이 신설하며, 같은 조 제4항(종전의 제3항) 중 “운영 등에”를 “운영, 제3항에 따른 의료기관의 장의 조치 방법·절차 등에”로 한다.

③ 의료기관의 장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감염병이나 그 밖에 병원감염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물품 중 감염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는 물품으로써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의 소지·이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신경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내용 / 뉴스티앤티

발의안은 현재 관할 소관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2017년 2월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복장 권고문(안)'을 만들어 의료계 종사자의 보다 높은 주의를 당부했다. 권고문에는 ▲ 기본적인 개인위생 준수 ▲ 청결한 근무복 착용 ▲ 근무복 착용 외출 금지 ▲ 환자복 착용 외출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한의사협회 "신 의원 발의안은 인권 침해... 복지부 권고문도 근거 없어" 반발

대한의사협회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료인 복장과 병원감염의 연관성에 대한 명백한 근거가 없다"며 신 의원의 발의안에 강한 반발을 표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의료인 복장에서 감염균이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며 "발의안은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품이 병원감염의 주원인인 것처럼 규정하고 있다. 병원감염의 주원인은 환자·보호자·방문객 등의 무분별한 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각 병원은 감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근무복 착용 외출과 관련한 내부 규정이 있는 병원도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준수하는 것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인권침해 소지까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복지부 권고문에 대해서는 "권고문 역시 명백한 근거 없이 작성됐다. 그러나 권고문 내용은 이미 각 병원이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전광역시의사회도 "대한의사협회와 같은 입장"이라는 뜻을 밝혔다.

의사회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발의안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인의 근무복 착용 외출을 금지한다 하더라도 환자·보호자·방문객 등은 여전히 자유롭게 (병원 내외를) 왕래한다. 병원감염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모든 병원 출입자에게 매번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는 것"이라면서 "복장 규제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감염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본지가 지적한 대전 의료계 종사자의 근무복 착용 외출 <본보 8월3일자 대전 소재 병원, 환자 관리 실태는?> 과 관련해서는 "의료인들이 짧은 외출이나 급한 경우 종종 근무복 착용 상태로 외출하는 것으로 안다. 환자 외출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원이 환자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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