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보 임명하고 22만 장애인 가족에게 사과해야"

황경아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가운데)이 3일 오전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황경아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연합회)장이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장애인특보 임명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한다는 각오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허 시장의 장애등급 반납 ▲ 허 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 장애인 특보 임명을 통한 장애인 복지 발전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황 회장은 3일 오전 8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천막 농성과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하며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 물도 마시지 않는 결연한 의지로 이 자리에 섰다. 허태정 시장은 대전시민과 22만 장애인 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허 시장은 연합회를 기만하는 처사만 행하고 있다. 인수위 과정에서도 연합회의 요구에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제대로 사과한 적도, 깊은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그러나 외부로는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허 시장이 전일(2일) 밝힌 장애등급 반납과 관련해서는 "백화점에서 모르고 물건을 가져왔으면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제 자리에 돌려놓는다고 끝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허 시장 스스로 밝힌 것처럼 당당하고 떳떳하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진정성 있는 사과의 의미는 허 시장도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경아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의 입장 표명문 / 뉴스티앤티

김현기 연합회 사무처장도 허 시장의 처신을 규탄했다. 김 처장은 "거듭 말하지만 허 시장은 우리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 함께하는 자리는 있었지만,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장애인 특보 임명도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추진을 통한 실질적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합회는 모두 한 마음이다. 대전시장은 장애인들의 의지와 요구 사항을 똑바로 인지해야 한다"며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사과하라. 진정성 있는 사과만이 투쟁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허 시장은 6·13 지방선거 이래 장애등급과 관련해 홍역을 앓고 있다. 허 시장은 선거 기간 자신의 장애등급 사유(오른쪽 엄지발가락 소실)로는 장애등급 판정이 불가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장애등급 조작' 논란을 겪었으며, 취임 이후에도 지역 장애단체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실 해명을 촉구 받고 있다.

허 시장은 그동안 "의사의 진단을 받았고 행정 절차에 따라 취득해 떳떳하다"고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현재 기준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장애등급을 자진 반납했다. 취득 시에 정당한 절차를 거쳐 부끄러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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