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지난 13일 우리나라는 지방선거를 치렀다. 예상한대로 현재의 여당이 유래 없는 압승을 거두었다, 우리는 그들을 믿어야 한다. 나아가 힘을 보태야한다. 그리고 나서 그들 중 고의성 있는 잘못을 저지르면 추상같은 질책과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에 공직자들에게 일깨움을 주는 재미있는 제도가 있음을 주목해 본다. 이른바 守令七事(수령칠사), 곧 수령이 고을을 다스리는데 힘써야할 일곱 가지 일로

1.농상성(農桑盛) : 농업과 잠업을 성대하게(지방 경제력 증진)

2.호구증(戶口增) : 주거시설과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정책(가호 및 인구증가)

3.학교흥(學校興) : 배움의 터전을 마련하고 장려해야(올바른 교육시행)

4.군정수(軍政修) : 군사와 정사를 잘 정리하고(치안과 안전으로 주민보호)

5.부역균(賦役均) : 요즈음은 부역이 없으니 국민의 4대 의무를 평등하게 부여함

6.사송간(詞訟簡) : 송사(소송)를 간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7.간활식(奸猾息) : 간교한 행위를 종식시킴(부정, 부조리 사기 등 서민피해 없앰)

 

수령은 임지로 떠나기 전에 임금 앞에서 수령칠사를 암송하는 의식을 치렀다. 군현의 수령이 처음 제수되면 경저리(京邸吏)가 수령칠사를 기록한 홀기(笏記)를 전달한다. 그리고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올릴 때 임금이 특별히 전(展)에 오르라 명하고 승지가 직관과 성명을 아뢰라 하면,숨을 죽이고 엎드려 ‘00 벼슬 臣 김00입니다’라 한다. 다음에 칠사를 아뢰게 하면 사항을 바꿀 때마다 일어났다 엎드리면서, 매우 조심스레 칠사의 각 항목을 외우고는 차례로 빨리 물러나 출발하였다. 이 의식에서 차례를 틀리거나 잘못 암송한 수령은 파면당하기도 한다. 이는 의식의 엄중함이 책임과 의무를 다 하도록 하기위해 임금이 직접 암송하도록 강조하는 의식이 진행되었다.

 

이 일곱 가지 일은 지키기 쉬울 것 같으나 수령의 의지가 없으면 아니 되는 절묘한 사안이다. 공자도 정치의 목적은 안백성(安百姓)으로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도록 해주는 것이라 했다.

이 일곱 가지 덕목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시민 및 주민들은 여유롭고 편안하며,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혹 아직도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해 시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아니 들으려고 하면서 대통령만 쳐다보는 졸렬한 행위를 한다면 그 고통의 몫은 고스란히 시민이 져야한다. 그리고 조선이 망했던 붕당의 세(勢)에서 빨리 벗어나 시민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한 때의 반짝이는 일회성 인기에 연연하는 정치는 시민과 주민을 도탄에 빠뜨려 헤어 나올 수 없는 지경으로 점점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선택했다. 선택한 이상 잘 할 것을 믿는다.

명심보감을 통한 선조들의 말씀 중 ‘의인막용 용인물의(疑人莫用 用人勿疑)’라는 말이 있다. 곧 의심스러우면 쓰지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이다. 믿고 썼으니, 쓰임을 받은 공직자는 수령칠사를 잊지 말고 잘 실천하여 내 고장을 발전시키고 시민을 풍족하고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새롭게 각오하고 강력히 실천 할 것을 바란다.

 

주(註)

✱守令 : 太守와 邑令의 준말로 조선시대 때 외관직으로 각 고을을 다스리던 관찰사 이하의 부윤, 목사, 부사, 군수, 현감, 현령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지금의 지방자치단체장)

✱京邸吏 :고려 및 조선시대 중앙과 지방의 연락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지방수령이 서울에 파견해둔 아전을 말함(지금의 연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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