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인문학 칼럼] 나뭇잎으로 몸 전체를 감출 수 있는가?
[장상현의 인문학 칼럼] 나뭇잎으로 몸 전체를 감출 수 있는가?
  • 장상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6.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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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葉蔽目(일엽폐목)에 대한 이야기
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장상현 문학 박사 / 뉴스티앤티

이 이야기는 할관자(할冠子) 천칙편(天則篇)에 나온다.

원래는 ⌜夫耳之主聽 目之主明 一葉蔽目 不見泰山 兩豆塞耳 不聞雷霆(부이지주청 목지주명 일엽폐목 불견태산 양두색이 불문뇌정) 곧 무릇 귀의 주된 역할은 듣는 것이요 눈의 주된 역할은 밝게 보는 것이다. (그런데)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리면 태산이 보이지 않고, 콩 두알로 귀를 막으면 천둥. 우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라는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명구절(名句節)이다.

 

중국의 초(초)나라에 매우 가난한 서생이 있었다. 그는 회남자라는 책을 읽고 사마귀라는 벌레가 매미를 잡을 때 나뭇잎에 몸을 숨기나, 매미가 이를 보지 못하고 사마귀에게 잡히는 것을 보고 나뭇잎으로 자기를 감출 수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그는 사마귀가 몸을 숨겼던 것과 같은 나뭇잎을 찾아 그 나뭇잎을 따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리석게도 따 가지고온 나뭇잎 중 큰 것을 가지고 자신의 눈을 가린 채 아내에게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지를 물어보았다. 처음에 그의 아내는 “다 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서생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다른 나뭇잎을 골라 자기 눈을 가리고 자신이 보이느냐고 묻는 것이다.

 

며칠을 두고 계속되는 일이 행해지자 아내는 장난스런 남편의 행동이 귀찮고 짜증이 나서 결국 “다 안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서생은 기뻐 뛰면서 길거리로 나가 상점과 사람에게 있는 물건들을 훔치다 붙잡히게 되었다. 그는 관가로 끌려가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조사관이 죄를 묻고 심문하자 그가 말하기를

“나는 이 나뭇잎으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내 몸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소.” 라고 말했다.

조사관은 이 말을 듣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고 웃으면서 그를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여 놓아 주었다.

 

요즈음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 등으로 온통 나라가 선거바람으로 시끄럽다. 후보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들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공약들이 많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과 같다. 그리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미북 정상회담을 6,13지방 선거 하루 전날로 앞당기려고 추진한거나 남북 정상들이 서로 손잡고 휴전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자주 보임으로 마치 이 나라에 평화가 하루아침에 다가 온 것처럼 느끼게 서두르는 것도 나뭇잎으로 눈을 가렸으니 자신이 안 보인다고 착각하는 일엽 폐목과 무엇이 다를까?

 

또한 본 고사(故事)에 있는 교훈처럼 이 시대 크고 작은 상공인들의 한숨과 고통마저도 작은 콩알로 귀를 막아 그들의 아우성을 못 듣게되는 우를 범하게 되지는 않는지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또한  민심(民心)을 귀담아 들어야 할 위정자(爲政者)와 위정을 해보고자 하는 분들이 평화와 통일이라는 콩 두 알로 귀를 막고 뇌성(雷聲)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는지 염려 될 뿐이다.

 

나뭇잎으로 몸 전체를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아침 거리유세로 인한 확성기 소리를 귀 따갑게 들으며 대한민국의 활짝 개인 맑은 하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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