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4대의무와 수신제가부터 한 연후에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뉴스티앤티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뉴스티앤티

바야흐로 선거철로 접어들었다. 이제 10여일 후면 울고 웃는 희비쌍곡선이 교차되는 시기이다. 당선된 자는 뜻대로 되어서 좋고, 낙선된 자는 자존심에다가 선거 치르느라 들어간 돈이 아까워서 울게 될 것이다.

모든 출마자들은 국민의 4대의무를 온전히 지켰는지 자신에게 물어본 다음 사지삼혹(四知三惑) 과 수신제가(修身齊家)로 자기성찰을 한 후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 자신과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특히 패륜적인 언행을 했다면 그 매듭을 풀어야 하는 것이 우선 순위일 것이다.

현행법으로 우리나라에선 밥값. 선물. 인사치례에 이르기까지 법으로 선을 정해놓고 강제하는 지경인 것을 아는 출마자들께서 꼭 당선되고 싶다면 인문학에서 그 답을 찾기 바란다.

 

그 첫 번째 인문학, 고사성어로 널리 알려진 사지삼혹(四知三惑).

즉, 네 가지 아는 것과 세 가지 유혹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사지(四知)란,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하늘과 땅, 그리고 너와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이 사지(四知)인 것이다. 뇌물을 주고받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들통이 나고 만다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들통만 나고 말면 다행이다. 쇠고랑을 차게 되고, 빚더미에 앉게 되며, 때에 따라서는 파산의 지경에 이르기까지 된다.

 

삼혹(三惑)이란, 재물과 여색, 그리고 술, 이 세 가지 유혹에 미동도 하지 말라는 것이 삼혹이다. 높은 관직에 올랐다가 이것 때문에 쇠고랑을 찬 인물들이 어디 한두 사람뿐이겠는가?

자 그럼 보자. 부끄럼 없이 당선되는 해결책이다. 이는 하늘도 알고 땅과 너와 내가 알뿐더러 세상의 모든 초동급부도 아는 사실인 것이다. .

당나라 때 ‘이 한’이 지은 아동교육용 교재인 ‘몽구(蒙求)에 나오는 사지삼혹(四知三惑)의 일부내용이다.

한나라 때 양진(楊震 ?~124)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 현령 왕밀(王密)을 만났다.

왕밀은 예전에 양진의 추천을 받아 벼슬을 시작했으므로 양진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남 몰래 밤중에 찾아와 황금 열 근을 바쳤다.

 

양진: 나는 그대를 알아보았는데, 그대는 어찌 나를 모르는가?

왕밀: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어서 받아 정치자금으로 쓰십시오.

정치자금이란 그럴 듯한 명분까지 내세우며 받기를 청했다.

양진: 하늘과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는데(四知),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 하는가?“

왕밀: ......... ?

왕밀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며 나갔다.

이처럼 양진은 청렴해서 자식들이 거친 음식을 먹고 외출할 때도 걸어 다녔다. 벗들이 먹고살 도리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세에 청백리의 자손이란 명예를 물려주려 하려는 데 그래서야 되겠느냐?” 그런데 보자.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양진의 둘째 아들 양병(楊秉 92~165)은 아버지를 이어 환제 때 태위 벼슬에 올랐다. 청렴했던 부친의 은덕을 입어 벼슬에 올랐던 것이다. 벼슬길에 오른 뒤에도 양병은 정치가 잘못 되면 그는 늘 성의를 다해 임금에게 간언했다. 양병은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그 또한 청렴으로 사람들의 기림을 받았다.

 

그는 말했다.

“나는 술과 여색, 재물에 흔들리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패륜적 언어는 사용하지도 않았다.”

인간들은 잘 나가다가도 늘 술과 여자 재물의 삼혹(三惑)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나랏일을 하겠다는 정치인들이라면 사소한 것조차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 두 번째 인문학

논어에 나오는 가족의 본질에 나오는 이 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요즘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연로한 부모를 두고 ‘식사만 제때차려 드려도 효도하는 것이다’ 라며 마치 자비를 베푸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 이런 일은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들에게도 하는 일이다. 물론 먹는 것만 챙겨드리는 것도 효도이다. 그러나 그것은 효도이기에 앞서 우리 인간들이 지켜야 하는 당연한 도리이지 효도라고는 볼 수 없다.

수신제가를 행한 다음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해야 할 것이다. 먹여주기만 하는 일로 내 할 도리 다 했다고 한다면 연로한 부모를 개나 말과 같이 취급하는 것과 같다.

 

부연 설명으로 결론을 내야겠다.

뇌물이란 벼슬을 얻거나 자기가 하고자 하는 뜻을 이루려고 그 업무를 맡은 관리에게 바치는 대가성도 있지만, 때로는 최고 권력자가 백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하는 경우도 뇌물이라 말할 수 있다. 무서운 것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국고는 빚 문서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인기나 얻고 자리나 보전하기 위해 선심선 공약을 남발한다면 다음에 이어받을 후자는 어찌하고 그 빚을 갚아야할 우리 후손들은 얼마나 허리띠 졸라매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인가?

 

뽕짝이 잘 맞고 서로 희희낙락 할 때라면야 뇌물을 받아도 뒤탈이 없겠지만 사이좋던 부부도 이혼 할 때도 있는 법. 이혼 할 때 오가는 말들을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이기(利己)에 물든 비정상·비도덕적 행태를 바꾸어 놓는 전제조건으로는 법 이전에 자기성찰을 통한 바른 행동이 처방일 것이다. 그리고 수신제가를 하지 못한 위인이 나라 살림한다고 나서지 말기 바란다. 출마 선언과 동시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패가망신 당하고 꼬리를 내리게 되는 처참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사지삼혹(四知三惑), 수신제가(修身齊家)로 자기성찰 한 다음 자신의 그릇[器] 됨이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보고 출사표를 던져도 때는 늦지 않았다. 그릇 됨을 알 수 없다고? 곁에서 아부하는 인물들이 어떤 인물들인가 보라. 그럼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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