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A 씨 "상여금 지급 꺼려... 선례 남기기 싫을 것"
백제종합병원장 "노동청 지시에 따를 것... 유종의 미 바라"

의료법인 백제병원은 1980년 설립 허가 이후 논산과 인근 시·군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법인 소속 기관은 백제종합병원과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위탁운영) 등이 있으며, 백제종합병원은 현재 647병상 19개과를 보유하며 인근 의료기관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뉴스티앤티가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 관련 의혹을 보도한 이후, 동 법인 소속 두 기관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뉴스티앤티는 취재에 착수, 의혹을 밝혀보고자 한다. (본 기사에 사용된 이니셜은 타 기사와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D
제보자 A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제종합병원 퇴직을 앞두고 병원에 밀린 상여금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갑질과 약속 불이행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 뉴스티앤티

뉴스티앤티는 28일 제보자 A 씨를 만났다. A 씨는 "백제종합병원 퇴직을 앞두고 병원에 밀린 상여금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갑질과 약속 불이행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병원 측의 입장 번복을 강조했다. 지난 5월 7일 첫 요구 이래, 병원 측의 입장이 몇 차례 바뀌었다는 것이다.

A 씨는 "5월 7일 백제종합병원장을 찾아가 밀린 상여금 지급을 요구했고, (지급하겠다는) 확답을 듣고 나왔다. 그러나 다음 날, 병원장이 욕설과 고성을 지르며 상여금 지급 거부를 통보했다"면서 "약 2시간 후, 병원장은 문자를 통해 욕설과 고성을 사과했다. 요구사항 이행도 다시 약속했다"고 말했다.

 

백제종합병원장이 A 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 / A 씨 제공
백제종합병원장이 A 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왼쪽 노란배경) / A 씨 제공

A 씨는 "문자가 오고 간 다음 날(9일)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장이 불렀다. 노인병원장을 만나니, 다짜고짜 목소리를 높이며 상여금 지급을 거부했다"며 "'규정대로 해달라. 왜 두 원장님은 고함치고 갑질하시냐'고 항변하니, 노인병원장이 '알아서 주겠다. 조용히 있다 퇴직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퇴직일이 얼마 안 남았음에도, 병원 측의 이행 의지가 없었다. 이에 지난 24일 대전고용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접수했다"면서 "노동청 담당자가 병원에 전화하니, 병원 관계자는 '노동청에 출두하겠다'며 상여금 지급을 미뤘다. 해도 너무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병원 측의 약속 불이행 이유에 대해서는 "상여금이나 퇴직금을 못 받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도 일부분만 주고 내보낸다"며 "상여금을 제대로 지급한 선례를 남기기 싫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A 씨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일한 값을 요구하는데 왜 거짓을 일삼나. 상여금 요구와 관련해 전 직장상사로부터 '민원 취소하면 상여금 주겠다'는 연락까지 왔다. 왜 주위에 해당 내용을 퍼트리고 다니느냐"며 "개인의 자존심과 인격을 너무나 짓밟았다. 백제종합병원은 직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백제종합병원 측은 "상여금 정산 과정이 길어졌을 뿐이다. 법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제종합병원장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 씨는 내가 데리고 온 사람이다. A 씨의 행동에 상처가 크다. 상여금이나 기타 금액은 노동청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병원장은 "5월 7일 A 씨가 찾아왔다. 당시 A 씨의 태도에 문제가 있어 다음 날 A 씨를 찾아가 질책했다"며 "이후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 상여금 지급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내가 데리고 왔다. 신뢰 관계로 맺어져 따로 (상여금 관련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로 상여금 정산이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노동청에 찾아가 신고한 것"이라며 "법을 어길 수는 없다. 노동청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피력했다.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장의 행동에 대해서는 "A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상여금 지급을 약속했음에도 (A 씨가) 노동청에 신고를 해 노인병원장이 부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법대로 하겠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직장 상사를 통한 회유 의혹은 "병원 측 의도가 아니다. (전 직장 상사가) 치료차 병원을 들렀다 우연히 알게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병원장은 "병원은 지역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타 병원으로 가던 환자들도 다시 돌아오는 추세"라며 "내가 추천한 사람이 우리 병원을 신문사에 고발해 상처가 크다. 아무쪼록 일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