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일상을 살다보면 시나브로 들어와 마음을 흔드는 소리가 있다.

떠나라, 그러면 훌훌 털고 나서는 꽉 찬 마음도 조금은 비워질 것이다

욕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도시의 삶을 떠나 마음 닫는 데로 찾아가는 곳

그 곳에서 세상살이에 주눅 들었던 마음을 증도는 다독여 준다.

 

계절이 앞선 것도 아닌데 바다는 아직 한적하다.

이방인들이 오기 전 애초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이 땅에 주인들은 바쁘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나타날 이방인들을 맞을 준비 때문일까?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

숨막히게 달려온 시간 속에서 이곳에서는 왠지 부끄러워지고 숙연해진다.

복잡한 현실에 물들지 않은 땅, 자연 그대로 살아 숨 쉬는 땅,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고 푸근한 땅

이곳은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충분한 곳이였다.

 

바다의 먼 여정 길을 마지막으로 멈추고 마침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거대한 천일염의 소금밭이 진정 원래 바다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무엇을 그리 삶하고 무얼 그리 아쉬워했을까...

무욕에 땅 이곳에서 천천히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느리게

모든 욕망 다 내려놓고, 모든 아쉬움 다 내려놓고 마음에 문을 두드린다.

그 울림에 손을 내밀면 헛된 욕심도 잠재울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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