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SK증권 대전지점장 / 뉴스티앤티
이만섭 SK증권 대전지점장 / 뉴스티앤티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재테크는 거의 비슷하다. 

'아껴 쓰고 저축하자!'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우리 부모님 세대는 먹고살기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일하셨다. 

그 당시에는 재테크나 투자라는 말을 생각할 겨를도, 고민할 돈도 없었다. 어쩌면 그 시대에는 이런 말들 자체가 사치였다.

 

1970년 이후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개인들의 소득이 조금씩 늘었고, 중산층 서민들은 아껴 쓰고 저축해서 목돈을 모아 월세 사는 사람은 전세로, 전세 사는 사람은 집을 샀다. 

당시에는 예금 금리가 6~7%를 넘어서 열심히 일하고 아껴 쓰고 저축만 성실히 하면, 큰 부는 못 이뤄도 매년 또박또박 원금에 이자가 붙어 목돈이 되어 돈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고 중산층으로 살 수 있었다. 

 

그 당시에도 예금보다는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이 훗날 부자가 되었다.

예금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간 재테크(투자)는 이후 불패 신화를 자랑하면서 오랫동안 승승장구했다.

'누가 어디 땅, 어느 건물, 아파트, 상가를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아서 얼마를 벌었다'라는 성공담을 쉽지 않게 들으며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부러워하기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3억짜리 아파트를 내 돈 1억과 은행에서 2억 대출을 받아서 사고 매달 대출금을 갚아나가면, 10년~15년 후에는 아파트값이 5억, 7억이 되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는 것이 아주 좋은 재테크(재산증식)수단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도 2010년이 지나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그리고 세종, 해운대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미분양과 깡통주택이 속출하면서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졌다. 

이제 더이상 과도한 대출이나 부채를 동원해서 부동산을 사는 것이 예전처럼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부동산 투자와 금융자산 (주식, 펀드, 채권 등) 중 어느 것이 좋을까? 여전히 의견이 팽팽하다.

 

과거에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과 주식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가 좋다고 하고,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은 금융자산 투자가 좋다고 한다.

두 투자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해 보면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다. 

부동산 투자의 최대 장점은 금융자산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임대소득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임대가 나가지 않거나 상권이 변해서 건물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금융투자는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지만, 부동산 투자는 비교적 큰 금액이 있어야 투자가 가능하다.

주식투자에서 얻는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인 반면에 부동산 거래에서 얻는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 

부동산을 보유하면 세금을 내지만, 금융자산은 이자나 배당을 받는다.

부동산은 세월이 지나면 건물이 노후되어 가치가 하락할 수 있지만, 금융자산은 노후로 인한 감가상각이 없다.

부동산 거래보다 금융자산 거래는 유동성이 뛰어나다. 

부자는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가장 큰 부자들은 90% 이상의 재산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비교하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선진국들은 과거 부동산 투자 우세에서 금융자산 투자 우세로 돌아선 지 이미 오래됐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님은 세대는 아껴 쓰고 저축해서 목돈을 만들 부동산에 투자하여 부를 이뤘지만 이제 우리의 자식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들에 투자하여 그 회사와 동반자가 되어 함께 성과를 나눠 가져야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부동산으로 단타를 쳐서 돈 벌었다'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금융자산 투자가 나쁜 것이 아니라 너무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단기 매매를 한 잘못이 크다.

우리가 금융자산 투자를 마치 부동산 투자처럼 5년~10년 우직하게 한다면 금융자산 투자가 부동산 못지않게 훌륭한 대한민국 국민을 부자로 만들 수 있는 훌륭한 투자 수단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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