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희 나사렛대 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 / 뉴스티앤티

지금의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희생시키는 승자독식의 독점사회였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중앙집중적 불균형성장과 과도한 중앙집권형 권력구조로 인해 지방은 차별받아 왔으며, 또한, 현재의 경제성장과 부를 일군 주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제도적 처우와 인식이 매우 낮아 노동과 노인(젊었을 때 산업역군이었음)이 동시에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지역,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특정 지역과 계층이 사회구성체에서 온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배제되는 사회구조에서는 사회통합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국가발전도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 볼 수 있다. 

사회통합은 사회 여러 분야의 교류관계와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동시간적으로는 과거 노인세대와 현재 세대, 그리고 미래 자녀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고, 통공간적으로는 계급, 계층, 지역 간의 사회적 배제를 막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와 공생을 도모하는 것이고,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부르짖는 복지국가는 노동과 노인의 포용을 수반한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전제해야 진정한 복지사회를 실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따로 분리할 수 없는 동일한 정책의 아젠다 로서 ‘지방분권형 복지국가’를 국가모델로 지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며, 그중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 맞춤형 복지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현재 외국인 경제활동인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170만 외국인 시대를 맞이했다. 외국인 경제인구가 200만인 시대가 다가오면서 내국인 경제활동 참가율보다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문화 다인종 사회이며, 다문화가족 규모는 2012년 268천 명에서 2020년 351천 명으로 향후 8년간 2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다문화가족의 평균 거주기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에 갈등 및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이 급증하여 해체 다문화가족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결혼형태도 초혼 중심에서 점차 재혼가족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향후 8년간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분권은 중앙과 지방의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공간적으로 양극화된 사회구조의 소통은 물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필수불가결한 과제일 뿐만 아니라 ‘분권형 복지국가’의 요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의 획기적인 권한 이양과 수도권으로부터 지방으로의 자원분산을 포함하는 것을 비롯해 헌법적 차원의 강력하고 혁신적인 지방분권이 추진돼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제 세계는 인종과 민족, 문화의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은 자칫 오만한 민족주의로 비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몰아치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인정하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면서 어찌 세계화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겠는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이 진정 원하고 있는 것은 국가의 제도적 뒷받침보다도 우리가 그들을 다름없이 바라볼 수 있는 평범한 시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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