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씨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검찰이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0월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나선 지 6개월 만의 첫 구형이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우선 "본 건은 기본적으로 차씨가 대통령과 사적 친분이 있는 최순실을 등에 업고 친분있는 사람들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앉히는 등 국가권력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범행"이라고 사건 성격을 규명했다.

이어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과 공모하는 과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적 이익을 꾀했다"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과 죄질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엄중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차씨에 대해 "최씨에 의해 커리어가 이용당한 측면이 있지만 횡령 외의 범죄를 부인하고 있어 개전의 정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들 중 최상위층에 속해 있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송씨에 대해선 "차관급인 콘텐츠진흥원장의 신분을 망각하고 범행을 저지르고도 검찰 수사 단계에서 본 법정에 이르기까지 개전의 정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징역 5년과 벌금 7천만원, 추징금 3천7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수 전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대표에게는 징역 3년,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에게는 징역 1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차씨는 최후 진술에서 "국민 공분을 사게 한 이런 사태가 나 자신 또한 경악스럽고, 내가 그 한 부분이라는 게 수치스럽고 말할 수 없이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광화문 광장에 뛰어나가 국민께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울먹였다.

그는 "우연한 계기에 최씨를 소개받았고 그후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비서실장 말씀도 직접 들었다. 최고 지위에 있는 분들에게서 문화융성을 위해 사심을 버리고 헌신해달라는 부탁을 받다 보니 당시엔 이런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였다"고 반성했다.

이어 "연출자로서의 제 삶은 끝이 났고 문화 예술인으로서도 다시는 얼굴조차 들 수 없게 됐다"며 "내 진심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뜻하지 않게 이런 결과를 초래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참회하고 반성하고 눈물로 회개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송씨는 "이 모든 게 제 불찰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라며 "(피해업체 대표) 한씨와 소주 기울이며 고민 털어놓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서로 오해만이라도 풀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들은 2015년 포스코가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광고회사 컴투게더의 대표 한모씨를 압박해 지분을 넘겨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씨에게는 아프리카픽쳐스 회사 자금 20억원을 횡령한 혐의, 송씨에게는 콘텐츠진흥원의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사기업에서 3천여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내달 11일 오전 10시 10분 이들에 대한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첫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게 된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에 열루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앞줄 왼쪽),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앞줄 가운데),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앞줄 오른쪽), 김경태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대표(뒷줄 오른쪽), 김홍탁 더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뒷줄 오른쪽 세번째)등 이 1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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