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이하 논산노인병원)은 지난 2006년 문을 연 이래 논산과 인근 시·군의 대표 요양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의료법인 백제병원에 위탁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의 3명을 비롯한 50여 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다.

논산노인병원은 병원 홈페이지에 '사랑으로 치료하는 의료서비스를 통해 질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사명(使命)을 명시하고 있다. 핵심 비전으로는 '실천하는 병원', '직원이 행복한 병원', '사회에 공헌하는 병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논산노인병원에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 내용은 ▲ 의료과실 발생 및 책임 회피 ▲ 의무기록지 허위기재 ▲ 간병인의 환자 학대 ▲ 위생 불량 ▲ 노후 및 낙후 시설 등이다.

이에 뉴스티앤티는 취재에 착수, 의혹을 밝혀보고자 한다.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 전경 / 뉴스티앤티 DB

뉴스티앤티는 지난 3월 A 씨로부터 "논산노인병원이 의료과실과 갑질을 저질렀다. 고통 받은 어머니의 한을 풀어달라"는 내용을 제보 받았다.

제보에 따르면, A 씨의 어머니는 지난 2016년 11월 논산노인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거동과 인지능력에 문제가 없었으며, 매일 수차례 지인들과 통화할 만큼 건강도 양호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건강은 2개월 새 극도로 악화됐다. A 씨는 "어머니는 12월 말부터 혼자 전화·양치질·식사를 하지 못하셨다. 간병인이 때렸다는 말도 하셨다"며 "2017년 1월 초에는 어머니와 대화도 할 수 없었다. 1월 중순이 되자 식물인간처럼 누워만 계셨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에 1월 23일, 어머니를 논산노인병원과 같은 의료법인 소속인 백제종합병원 중환자실로 모셨다. 백제종합병원에서 어머니를 검사하던 도중 좌측 고관절이 부러지고 양쪽 엉치뼈가 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미 염증이 발생해 깨진 뼈와 살이 녹고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논산노인병원 담당 의사 및 원무과와 면담을 실시했고, 의무기록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료과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6년 11월 29일자 의무기록지에 어머니가 넘어졌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당시 어머니 상태와 관련해 의료진과 몇 차례 통화를 한 것이 생각났다"며 "(의료진이) 검사를 한다고 했으나 기록지에는 검사 여부가 없었다. 담당 의사에게 따지니 '검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A 씨 어머니의 2016년 11월 29일자 의무기록지. 바닥에 넘어진 내용은 기록 돼 있으나, 검사 여부는 기록 돼 있지 않다. / A 씨 제공

2017년 2월 4일, A 씨는 논산노인병원장과 면담을 실시했다. A 씨는 "병원장 또한 검사 안 한 것이 아쉽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백제종합병원에서의 의료비를 전부 부담할테니 치료에 전념하라고도 말했다"면서 "간병인 학대 관련해서도 '해당 간병인은 잘랐다'고 말했다. 병원장이 모든 사실을 인정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올해 1월 중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백제종합병원이 A 씨 어머니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내 병원비 중간정산을 요구했고, 논산노인병원이 병원비 대리 납부를 거절한 것이다.

A 씨는 "백제종합병원은 '논산노인병원으로부터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논산노인병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수차례 거절당했다. 백제종합병원과 논산노인병원에 반박용 내용증명서를 보내니 그제야 면담 날짜가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면담 시, 병원장은 '네가(A 씨) 인터넷에 글 올려서 괘씸하다. 그땐 그렇게 (병원비 대납) 말 했지만, 내가 백제종합병원에 지시해서 처리해주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백제종합병원 입원 당시 온수가 나오지 않아 병원·논산보건소에 이의를 제기하고 개인 SNS에 하소연 한 적이 있다. 병원장은 이것이 괘씸해 병원비 대납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빚을 내 병원비를 계산하고 어머니를 타 병원에 모셨다. 옮긴 병원에서도 어머니의 상태를 보고 원래 병원에 책임소재를 물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A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하던 어머니가 2개월 새 중환자가 됐다. 옮긴 병원에서도 손 쓸 시기를 놓쳤다고 한다"고 말했다. / 뉴스티앤티 DB

한편, 논산노인병원 측은 A 씨의 주장이 "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수작"이라고 일축했다.

논산노인병원장은 지난 5일 뉴스티앤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과실은 들은 적도 인정한 적도 없다. A 씨와의 면담도 없었다"며 "(A 씨는) 백제종합병원 의료비를 납부하고 갔다. 병원 측 잘못이 있으면 왜 의료비를 납부했겠냐"고 주장했다.

병원장은 "A 씨는 아직 논산노인병원 의료비를 내지 않았다. 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수작으로 보인다"며 "간병인의 환자 폭행도 보고 받은 바 없다. 어느 병원장이 환자 관리를 그렇게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가끔 간병인 관련 문제가 제기되면, 즉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위탁 운영 중인 간병인도 직영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환자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의혹은 허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 씨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마음대로 취재하라. 이전에도 많은 취재가 있었지만 문제가 나온 적은 없었다. A 씨의 주장은 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행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뉴스티앤티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 병원장과 담당 의사의 의료과실 인정 관련 녹취록 ▲ 병원장의 의료비 대리 납부 발언 관련 녹취록 ▲ 간병인의 환자 학대 관련 녹취록 등의 보유 여부를 밝혔다.

병원장은 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든 녹취 자체는 좋지 않은 의도로 실행하는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A 씨는 백제종합병원 의료비를 납부했고, 논산노인병원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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