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16석으로 개헌저지선 확보…'표결 불참' 배수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정부 개헌안 발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이제 '국회의 시간'이 시작됐다.

다만 정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만큼 현재의 의회 지형에서는 본회의 통과 전망은 매우 어둡다.

현행 헌법 130조에 따르면 국회는 헌법 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를 의결해야 한다.

5월 24일이 개헌안의 국회 의결 최종시한이 되는 셈이다.

국회는 그 전에 본회의에서 개헌안을 표결에 부쳐야 하며, 투표는 기명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한 '대통령 개헌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헌 저지선(국회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현재 293석 기준 98석)을 확보한 한국당(116석)이 끝까지 반대하면 국회 통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일부 의원이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당 단독으로도 개헌투표를 부결시킬 수 있는 만큼 여당 입장에서는 한국당을 설득하지 않는 한 다른 뾰족한 방안이 없는 셈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당장 홍준표 대표는 앞서 지난 20일 당 6·13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에서 "개헌투표를 하자고 하면 우리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홍 대표는 특히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제명 처리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으며 내부단속을 위한 자물쇠를 채웠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우군'으로 확보해야 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의 표심도 장담할 수 없다.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개헌 논의를 더 어렵게 할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극명해 정부 개헌안 통과는 물론 국회 개헌안 도출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게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물론 국회 표결시한인 5월 24일 이전에 여야가 극적으로 개헌안에 합의해 발의하거나 개헌 국민투표 시점과 내용 등에 대한 여야 간의 또다른 정치적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권이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거나 개헌투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통해 타협점을 모색할 수도 있다.

정부 개헌안은 국회에서 수정안 제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여야가 국회 합의안을 내놓는다면 정부안을 철회하고 국회 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