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 주변 인사들 "정치에서의 역할 결심" 입 모아

이완구 전 국무총리 / 이완구 전 국무총리 페이스북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움직임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전 총리는 천안갑 출마로 마음을 굳힌 모양새다.

이 전 총리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장남이 있는 미국 코네티컷주로 출국했다. 그는 공항에 대기한 취재진들에게 밝게 인사했지만, 향후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미국에 체류하며 향후 행보에 대한 마지막 장고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전 총리는 충남도지사, 세종특별자치시장,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충청권에서의 입지가 뚜렷한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뉴스티앤티의 취재 결과, 이 전 총리는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의 주변 인사들은 본사와의 만남에서 "(이 전 총리가) 행정이 아닌 정치에서의 역할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 전 총리는 국정을 총괄했다. 도지사나 시장은 지금까지의 역할과 다소 차이가 있지 않겠냐"며 "(도지사·시장 출마는) 주위에서 만류할 뿐만 아니라 이 전 총리 스스로도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나라에 기여할 뜻을 비쳤다. 그렇다면 재선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천안 지역 당협위원장, 도의원들은 이미 '이완구를 보내달라'는 결의문을 한국당에 보냈다. 김태흠 의원 또한 홍준표 대표를 만나 '이완구 카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의 무죄가 이제야 밝혀졌다. 정작 재판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비타500' 때문에 온 국민의 오욕을 받았다"면서 "개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 큰 결심을 할 것이다. 이 전 총리의 입장 발표는 빠르면 4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국무총리, 충남도지사, 새누리당 원내대표, 15·16·19대 국회의원 등 당과 중앙·지방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천안갑 재선거에 출마, 당선된다면 그의 정치적 무게감은 더욱 커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 내 '친홍 체제'를 구축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 전 총리의 정계 복귀를 경계할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 뉴스티앤티 DB

16일 천안에서 열린 '충청권 민심대책회의'에 참석한 홍 대표의 행보가 '이 전 총리에 대한 천안 민심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울러 한국당의 길환영 전 KBS 사장 영입이 천안갑 재선거 전략후보 공천 때문이라는 설도 있어, 홍 대표와 이 전 총리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명 '성완종 리스트'에 정치적 동병상련을 느낀 두 정치인의 관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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