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SK증권 대전지점장 / 뉴스티앤티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이 사고 오른 주식은 잘 사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10,000원에 산 주식을 12,000원~13,000원에 비싸게 사면 내가 상대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10,000원 산 주식이 8,000원~9,000원으로 하락하면 싸다고 생각하며 관심을 갖고 그 주식을 산다. 

이것은 본인이 주식을 샀을 때도 마찬가지다. 

10,000원에 산 주식이 12,000원~13,000원으로 상승하면 추가로 매수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언제 팔아야 하나 매도 시점에만 관심을 갖는다. 

반대로 10,000원에 산 주식이 8,000원으로 하락하면 이때는 물타기를 하기 위해서 추가 매수한다. 

금융상품 투자하는 경우를 보면 이와는 정 반대다. 

누가 어느 상품 (예를 들면 중국펀드)에 가입해서 수익이 났다고 하면 관심을 갖고 나도 그 상품에 가입한다. 

반대로 누가 어느 상품에 가입해서 손실이 났다고 하면 나쁜 상품이라고 판단하고 쳐다도 보지 않는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투자를 하였다. 

그렇다면 이 방법은 맞는 걸까? 안타깝게도 틀리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거꾸로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옷가게를 하는데 빨간 옷 100벌과 파란 옷 100벌 갖다 놨더니 빨간 옷은 날개 돋친 듯 잘 팔리고, 파란 옷을 한 벌도 팔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파란 옷을 대규모 세일해서 팔고 빨간 옷을 사 올 것이다. 

반대로 빨간 옷을 판 돈으로 싸다는 이유로 파란 옷을 사서 안 팔리는 옷으로 가게를 채우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매수하고 나서 올라가는 좋은 주식은 냉큼 팔고, 그 돈으로 내가 매수하고 나서 하락하는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소위 물타기를 한다. 

사업을 할 때는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데 주식투자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  

 

봄이 되어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화원에 갔더니 활짝 핀 꽃과 이제 막 봉우리 진 꽃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지금 보기 좋다고 활짝 핀 꽃을 사지만 이 사람은 집에 가면 지는 꽃을 청소하기 바쁘다. 

반면에 이제 막 봉우리진 꽃을 사면 지금 당장은 절정의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운 꽃이 활짝 핀다. 

세상을 조금 살아본 사람은 지금 활짝 핀 꽃이 아니라 봉우리가 맺힌 꽃을 살 것이다. 

하지만 금융상품 투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막 봉우리 진 꽃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활짝 핀 꽃만 찾는다.

'이 펀드에 가입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벌었데' 라며 몰려들고, '이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지금 몇 년째 반 토막이래!' 라며 쳐다도 보지 않는다.

 

주식투자는 내가 사고 잘 오르면 팔지 말고 잘 가지고 있고 상황에 따라 추가로 매수하고, 내가 매수한 후 하락하는 주식은 적절한 시점에 과감히 손절매하는 사람이 결국은 이긴다. 

금융상품 투자는 모든 사람이 환호하는 시점이 정점인 경우가 많고, 그 환호하는 순간 몰려들었던 사람이 수년간 바닥에서 고통을 겪고 이제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때쯤 되면 서서히 바닥을 다지고 상승하여 1~2년 후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환호할 때 경계하고, 모두가 공포에 떨 때 낙관하라."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서 사라진다."

오죽하면 '사고 싶을 때 팔고, 팔고 싶을 때 사라고 하였겠는가?'

 

이처럼 투자는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고 다수가 아닌 소신 있는 소수의 길을 걸어야 하기에 늘 고독하고 힘든 것이다. 

소신을 갖고 외로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 수익이라는 달콤한 월계관을 쓰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