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일이 다 된 것처럼 여기고 미리 기대한다는 의미의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지난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한 이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알력을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의 현재 모습과 가장 걸맞은 속담인 것 같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런 와중에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自中之亂(자중지란)을 빚는 모습을 보이는 국민의힘 지도부나 윤석열 후보 핵심 인사들의 勢(세) 대결 모습은 정권교체를 한 줄기 희망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윤석열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긁어 부스럼을 일으키는 발언이나 최근 빚어진 20~30대 당원 탈당 논란에서와 같이 이준석 대표의 진중하지 못한 태도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정작 윤석열 후보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누가 보더라도 윤석열 후보 측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앞 다투어 당 대표 비난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온당한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이들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이준석 대표를 개인적으로 비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를 깔고 있지만, 제3자의 눈에 비친 모습은 이준석 대표를 향한 비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은 하늘이 두 쪽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승리하여 무너진 상식과 공정의 회복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또한 많은 국민들은 상식과 공정의 회복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비상하기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모든 세력들이 한데 뭉쳐도 시원찮은 마당에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說往說來(설왕설래)가 오고가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캠프 핵심 인사들의 행동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모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현재까지 정권교체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그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20대 대선이 정확히 115일 남은 시점에서 지지율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압도하는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지금 같은 시기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 캠프는 더욱 겸손한 태도로 일관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권교체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지난 1996년 12월 OECD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1년 만인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맞아 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는 국난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지는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고 비아냥거린 바 있는데, 현재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 캠프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 캠프가 현재 발표되는 지지율에 도취돼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지 않을 때만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크나큰 愚(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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