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국민의힘 김용판(초선, 대구 달서병) 의원이 수원교도소에 수감된 과거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박철민이라는 인물이 제출한 사실확인서와 공익제보서를 공개하면서 이재명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연일 언론을 장식하면서 아직까지 파문은 지속되고 있다.

김용판 의원은 지난 18일 경기도 국감에서 박 씨가 이재명 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일만한 돈다발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이재명 지사와 조폭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으나, 하루 만에 김용판 의원이 보여준 돈다발 사진이 지난 2018년 11월 박 씨가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과 동일한 사진으로 밝혀지면서 김용판 의원의 주장은 신빙성을 잃게 되었고,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김용판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에 이르는 반전이 일어났다.

하지만, 지난 20일 박 씨가 자신의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추가로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돈다발 사진을 찍게 된 경위를 설명한 후 이재명 지사 측의 사람에게 돈다발을 전달한 장소와 시점 그리고 돈다발을 찾아간 여성으로부터 OK 사인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 수신 등 여섯 가지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서 다시 한 번 반박에 나섰고, 다음 날 이재명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초선, 경기 안산 단원을)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박 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녹취록 2개를 공개하고, 박 씨의 이재명 지사 조폭 연루 의혹은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는 논거로 집중 부각시키면서 박 씨와 국민의힘을 다시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런데 박 씨는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 2개에 등장한 인물들이 자신의 주장을 뒤집는 발언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사실확인서를 다시 한 번 자신의 변호인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제출하면서 이재명 지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박 씨가 추가로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는 “저 말고도 뇌물을 전달하고 정확한 정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조만간 좀 더 확실하고 명쾌한 자료로 해답을 드리겠다. 제게 국제마피아 현 조직원의 사실확인서 녹취록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제 이재명 지사 측이 박 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공개하고, 다시 박 씨가 이재명 지사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공개하는 핑퐁게임이 지속된다면, 20대 대선은 ‘조폭 대선’이라는 汚名(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며, 국민들은 과거 정치권과 조폭의 유착관계를 떠올리면서 서글픈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김용판 의원의 공개로 촉발된 집권여당 대선 후보의 조폭 연루 의혹은 앞으로 전개되는 20대 대선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할 메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 사안은 반드시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규명해야만 한다. 국민들은 박 씨의 주장에 대한 사실유무를 떠나 21세기 대한민국 정치권이 아직까지 조폭 연루 의혹에 휩싸이고 있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용판 의원이 제기한 이재명 지사와 조폭의 연루 의혹을 보고, 많은 국민들은 자유당 정권에서 이기붕의 호위부대로 활동하던 동대문사단의 이정재와 유지광을 떠올렸고, 1987년 4월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 일명 ‘용팔이 사건’을 떠올리며 한숨짓고 있다.

김용판 의원이 제기한 이재명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은 하루 빨리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박 씨가 자신의 사실확인서에 “조만간 좀 더 확실하고 명쾌한 자료로 해답을 드리겠다”고 적시한 것처럼 이재명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 씨는 하루빨리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기 바라며, 만약 박 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지금이라도 모든 주장이 허위라는 점을 명확히 해주기 바란다.

박 씨가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면, 박 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20대 대선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 씨는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국민들의 눈을 의식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양심에 꺼리낌이 없는 사실관계만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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