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 충청권 싹쓸이 속 유일한 신한국당 후보 당선으로 화려한 정계 데뷔
3선 국회의원·충남지사·새누리당 원내대표·국무총리 등 명실상부故 김종필 이후 '충청 맹주' 자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쇠락...혈액암 재발로 영면...故人의 충청 사랑 영원히 기억될 것

이완구 전 국무총리 / ⓒ 뉴스티앤티
이완구 전 국무총리 / ⓒ 뉴스티앤티

‘충청 맹주’를 넘어 ‘충청대망론’을 꿈꾸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71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1950년 충남 청양 출생으로 홍성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 전 총리는 양정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재학 중 제15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며, 이후 경찰로 자리를 옮겨 최연소 경찰서장과 최연소 경무관을 역임했다.

충남지방경찰청장과 충북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후 치안감으로 제복을 벗은 이 전 총리는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민련의 녹색 돌풍이 충청권을 싹쓸이 할 때 고향인 홍성·청양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여 故 김종필(이하 JP)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던 조부영 전 국회 부의장을 꺾고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했다.

이후 1998년 5월 자민련에 입당하여 대변인을 지내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서는 원내총무에 선임되었다.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자민련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에 복당한 이 전 총리는 2004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국 UCLA행을 택한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귀국하여 당시 ‘한나라당 1함대’로 통하며 유력 주자로 꼽히던 박태권 전 충남지사를 불과 35표 차이로 따돌리고 천신만고 끝에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이 전 총리는 5.31 선거에서 국민중심당 이명수·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를 따돌리고 민선 4대 충남지사에 당선된다.

‘강한 충남’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충남도정을 이끌었던 이 전 총리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면서 도지사직을 던져 충청을 넘어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하면서 JP 이후의 ‘충청 맹주’로 떠오른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을 출마를 염두에 두었으나, 혈액암 발병으로 출마를 하지 못했고, 투병생활 끝에 완쾌 판정을 받은 후 김근태 의원의 낙마로 치러진 2013년 부여·청양 재선거에서 77.4%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되며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 2014년 5월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단독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지난 2015년 2월 정홍원 전 국무총리에 이어 박근혜 정부 2대 국무총리로 임명된 이 전 총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인해 취임 63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역대 최단 재임 총리로 남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면서 정치적 재기를 위해 당원 대상 특강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1월 입장문을 통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와 함께 인재충원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한편, 故人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들과 지역 정가에서도 哀悼(애도)가 이어졌다.

故人의 성균관대 행정학과 후배이자 행정고시 후배인 국민의힘 이명수(4선, 충남 아산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밴드에 “대학과 행시, 공직의 선배이신 이완구 선배님! 늘 선공후사 마음과 충청의 기개를 일깨워주시던 선배님! 다시 뵙지 못해 안타깝다”고 운을 뗀 후 “늘 하시던 나라 걱정, 충청 걱정, 후배 걱정 놓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시길 빈다”면서 “언제나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셨던 이완구 총리님! 고인이 보였주셨던 충청의 정신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역시 故人의 성균관대 행정학과 후배이자 행정고시 후배로 민선 4대 충청권 광역단체장으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충청이 낳은 정치행정계의 우뚝한 별이 하나 지게 된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선배이자 공직 선배로서 특별하게 충남지사와 대전시장으로 충청권의 행정을 한 동안 같이 한 경험도 있고, 19대 국회에서도 같이 선배로 모시고 일한 추억도 있다”며 “정말 선배라기보다 큰 형님처럼 대해주셨던 그 감사함을 잊을 수 없으며, 충청이 행정의 중심이 되기를 염원했던 그분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후배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양홍규)과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최민호)도 이날 ‘이완구 전 국무총리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별세’라는 제목의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故人의 죽음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홍규 위원장은 故人의 성균관대 후배이며, 세종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호 위원장은 故人이 충남지사 시절 충남도 행정부지사로 호흡을 맞추었고, 故人이 국무총리에 임명된 후에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