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6.1 지방선거-인물 탐구 18 – 대전 유성구청장

2022년 6.1 지방선거를 정확히 239일 앞두고 대전 유성구청장 출마 예상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들은 6명 정도로 알려졌다.

대전 유성구는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JP가 창당한 자민련의 녹색 돌풍이 대전·충남을 휩쓴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민주당 송석찬 후보가 당선됐을 정도로 충청권에서 진보세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2000년과 2004년에 실시된 보궐선거까지 포함한 아홉 차례의 유성구청장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이 다섯 차례를 승리했으며, 보궐선거 두 차례를 포함하여 네 차례 승리한 보수진영 보다 역대 전적에서도 5 對 4로 앞서고 있다. 또한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유성구가 단독 선거구로 분리된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다섯 차례의 선거에서도 진보진영이 세 차례를 승리하여 3 對 2로 보수진영을 앞서고 있으며,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유성구가 갑을로 분구된 이후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두 차례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압승하면서 싹쓸이한 가운데, 대전 유성구는 그야말로 진보진영에게는 ‘기회의 땅’이자 보수진영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7년 5.9 대선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후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9월 4일부터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별 순회 경선에서 3일 아홉 번째 지역별 순회 경선지인 인천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2차 슈퍼위크까지 광주·전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거두며 누적 득표 54만 5537표(54.90%)로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결선 투표 없이 오는 10일 조기에 대선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3일 밤 전격 구속되면서 이재명 지사는 유 전 사장이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에서는 “이재명 지사와 측근 중의 측근인 유동규는 한 몸이라”고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어 이재명 지사는 무엇보다도 ‘火天大有(화천대유)’ 의혹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또한 이재명 지사가 결선 투표 없이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자칫 경선 흥행이 사라지면서 본선에서의 전투력에도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만 36세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비롯하여 여성 후보 3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등 당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내년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범 보수진영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과 ‘보수진영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국민의힘은 지난 9월 15일 1차 컷오프를 통해 2차 경선에 오른 8명의 후보가 여섯 차례의 TV토론회 등을 통해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윤석열 후보를 홍준표 후보가 매섭게 추격하면서 이번 경선 최대의 흥행으로 부각됐으나, 지난 9월 16일 열린 1차 TV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조국수홍’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으며 추격에서 잠시 주춤한 가운데, 이후 계속된 TV토론회에서도 윤석열 후보 공격에 몰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는 8일 국민여론조사 70%와 당원투표 30%를 반영한 2차 컷오프 후 4명의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은 11일 광주·전남·전북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토론과 세 차례의 일대일 맞수토론을 통해 컨벤션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려 11월 5일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내년 6.1 지방선거의 경우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선거는 흐름의 경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 취임식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치러지게 되는 허니문 기간을 감안하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의 후보들은 상당수가 출마를 접을 확률이 높다.

내년 6.1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범 보수진영의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 ‘충청대망론’이 실현될지 와 호남 출신 구청장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지속될지 그리고 허태정 대전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이 계속될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용래 유성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소장 시절 기획조정실장을 시작으로 유성과 인연을 맺은 정 청장은 유성구청장 비서실장과 조승래(재선, 대전 유성갑)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허 시장과 조 의원의 측면 지원에 힘입어 호남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45.64%라는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경쟁 후보들을 더블스코어 차이로 따돌리고 공천장을 거머쥔 후 본선에서도 63.26%의 득표율로 2위 후보를 40.69%p 차이로 대파하고 유성구청장에 당선된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첫 번째 선출직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경선부터 본선까지 무난히 관문을 통과했던 정 청장은 취임 이후 大過(대과)없이 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나, 자신의 모셨던 허태정 시장이 전국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부분은 경선 과정이나 본선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구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주어진 역할에 전념할 때라”며 재선 도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김동섭 전 대전시의원도 다시 한 번 도전할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유성구청장 경선에 나섰으나, 10.01% 득표율로 4명의 후보 중 최하위에 머문 바 있는 김 전 의원은 切齒腐心(절치부심) 하면서 내년 6.1 지방선거에서의 설욕을 다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천년민주당 대전시장 청년국장 출신으로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서구 다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바 김 전 의원은 이후 충남고 선배인 이상민 의원의 지역보좌관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성2 선거구에 출마하여 대전시의원에 당선된다. 기초의원을 거쳐 광역의원을 역임하며 지방자치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간 김 전 의원은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의 측면 지원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김 전 의원이 경선에 나서면 ‘어게인 2018’이 재현돼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허태정 시장 vs 이상민 의원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도 전개될 수 있다. 김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권 재창출과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2위로 낙선한 권영진 전 유성구의회 부의장이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유성 출신으로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대전·충남 학생회장과 한중문화진흥위원회 한국위원장 그리고 3선 유성구의원을 역임한 권 전 부의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유성구청장에 출마하여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켰다. 낙선 이후 꾸준히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내년 6.1 지방선거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진 권 전 부의장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장동혁 유성갑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국민의힘 대전시당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21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며 국민소통 대전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 전 부의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5개 구청장 후보들 중 최저 득표를 기록한 부분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 전 부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4년간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열심히 준비해왔다”며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성 토박이’를 강조하는 김문영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도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전 유성 출생으로 대전대성고 30회·충남대 정치외교학과를 1회로 졸업한 김 위원장은 지난 1995년 민주자유당 공채 4기로서 당료 생활을 시작했으며, 2급 상당의 국회정책연구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실무위원을 역임한 후 청와대 행정관과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 근무시절 대통령 주재 사회를 도맡아 진행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던 김 위원장은 그동안 경선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선출직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으나, 지난 2월 심소명 전 바른미래당 유성갑 지역위원장과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등과의 유성을 조직위원장 경쟁에서 낙점된 이후 당협위원장을 맡아 조직을 재건하는 등 선출직으로서도 인정받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한 중앙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향 유성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성 사람으로서 나날이 발전하는 유성의 변화된 모습을 이끌어 구민 모두가 행복한 유성을 만들어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심소명 전 바른미래당 유성갑 지역위원장도 출마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유성구청장에 출마하여 당 지지율보다 두 배 가까운 14.16%를 득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심 전 위원장은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내년 6.1 지방선거에서는 유성구청에 입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미래통합당에 전격 입당하여 장동혁 유성갑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을 펼친 바 있는 심 전 위원장은 유성구 자치행정국장으로 공직을 마무리할 때까지 유성구에서 잔뼈가 굵어 구정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전충남소비자연맹 부회장과 한밭대 겸임교수를 역임한 심 전 위원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21대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의 ‘국민캠프’로부터 국민통합특보로 위촉됐다. 심 전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성은 관광과 과학기술 등 좋은 여건을 갖추었으나, 거의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유성의 미래는 달라야 한다”며 “35만 구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를 실현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선 유성구청장을 역임한 진동규 전 청장도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2년 대덕대 교수 재직 당시 대전시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권에 입문한 진 전 청장은 2년 후 치러진 유성구청장 보궐선거에서 8225표(26.6%)를 얻어 상대 후보를 불과 125표(0.4%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유성구청에 입성하고, 다시 2년 후에 치러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전 전역을 싹쓸이한 가운데,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하며 ‘청정유성’을 슬로건으로 구정을 수행한다. 대전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과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진 전 청장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특유의 스킨십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3선 도전에 나섰으나, 지난 2010년 제5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연이은 네 차례의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최소 10%p·최대 24%p 격차로 패한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진 전 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과 지역 주민들의 많은 권유가 있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듯하고 청정한 유성을 만들어 ‘유성의 땀, 주민의 손, 청춘의 발’로써 주민들 곁에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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