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사회도 경제도 범죄도 모두가 극으로 치닫는 시대,기후도 극한으로 질주하고 있다. 물폭탄,극한 호우!처음 듣는 섬뜩한 기상 이변의 단어. 거센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열어놓은 창 밖에 바람 없이 차분하고 세차게 비가 내린다.빗소리가 백색소음(ASMR)이라며 수면 음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멀리서, 가까이서 떨어지는 빗소리의 교향에규칙적인 낙숫물 소리가 추임새를 넣으며 크레센토와 디크레센토를 반복한다. 폰에는 계속 재난문자가 찍힌다.이 새벽 빗소리만 듣고 본다면 어느 지붕 아래에서 비멍하기 딱 좋은 날이다.이 빗소리가 지짐이 부치는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라는 그림동화에서 마음씨 나쁜 새 왕비가 진실만을 말하는 마법거울에게 물어 본 말이다.오늘 아침 요가수업 준비를 하면서 나도 한번 거울에게 물어 본다.거울을 들여다보며 어제보다 눈가의 주름이 더 늘고 더 뚱뚱해 보이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40을 넘어 50초반.. 주위 친구들은 이제부터 쁘띠성형의 찬스를 써야한다는 둥, 아니면 급한 대로 보톡스 필러라도 맞아야 한다는 둥, 세월을 거스르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나 또한 그런 안달에 가끔은 동
지난 7일이 24절기의 11번째 소서小暑였고 11일 오늘이 초복, 21일은 중복입니다. 그런데 삼복이 스물네 번의 절후에 속한다 여기는 분도 계시지만 기실 아닙니다. 고래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한여름에 보양하라는 일종의 잡절雜節입니다. 겨울철에 이런 ‘복날’이 없다는 것을 상기하시면 자명한 일입니다. 아무튼 지난 3년은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올해는 제철에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지금처럼 에어컨이나 선풍기, 냉장고 등 냉방기기가 전무했던 조선시대에 염천 여행은 생고생, 극역이었을 터. 실제
둥우리에 달걀들이 한 가득 담겨 있다.암탉이 알을 품다 잠시 떠난듯 떨어진 연꽃잎들이 푸른 연잎 위에 동글동글 쌓여 있는 것이다.방금 낳은듯 홍조를 띄고 있다. 벌써 말매미들의 소낙비 소리 같은 갈라 컨서트가 펼쳐지고,여름은 한창 깊어가는 중이다.오리 병아리 5마리가 나란히 연잎 밑으로 숨어든다.
우리 국민들에게 대선·총선·지선을 앞두고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 거냐?”고 물으면, “그X이 그X놈인데, 누구면 어떠냐?”고 자조 섞인 대답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욕심만 차리기에 급급하고, 당장이라도 사생결단할 것처럼 씩씩거리다가도 서로 간의 이해타산만 맞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들의 특권 확대에는 맞장구를 치는 모습에 진저리를 치는 국민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좀 더 나은 정치 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덜 나쁜 X’을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귀화하면 한국 이름을 갖게 되는데, 그 이름들이 생소하게 지어진다. 그 이유가 대부분 본래 이름을 소리 나는 대로 한국이름으로 정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한글은 의성어이기에 어떤 말도 옮겨 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태국의 어느 소수부족 중 하나는 자신들의 문자로 한글을 선택해 자신들의 말을 한글로 쓴다고 한다. 그렇지만 유독 이름만큼은 나름 깊은 뜻을 담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돌림자와 뜻글자인 한자어를 이름에 쓰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때는 나름 자녀의 일생에
새벽,연꽃 만나러 온 바람들이 모여 있다.떠나지 않고들 앉아 있다.사부 대중들이 어깨를 맞대고법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연못은 초파일 같이 동쪽으로 연꽃과 연봉오리로 장엄되어 가득하다. 공기도 서 있고,구름도 쉬고 있고향기도 숨을 고른다.연잎 이슬도 아슬한 눈으로 감상 중이다.새벽 햇살이 눈뜨자 연무가 꿈틀거린다.이제야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실잠자리가 날고,꿀벌들의 날개짓 소리도 들린다.묵언중이던 연꽃 만나러 온 손님들이 일어선다.연꽃들이 바람의 주머니에 연향 향낭을 봉송으로 하나씩 달아준다.
장흥군(군수 김성)이 민선 8기 들어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본보는 지난 3일자 '장흥군, 17억대 산림조합에 수의계약 특혜 의혹 논란 ‘도마 위’(1보)'와 5일자 '장흥군, 산림조합에 수의계약 특혜 의혹 논란(2보)'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본보는 이 기사를 통해 장흥군과 장흥군 산림조합간의 수의계약 행태를 상세히 취재 보도했다.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산림조합과의 수의계약이 지방계약법에 위반되며 특혜다”라며 개선을 권고했다는 내용을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장흥군청 담당자와 담당 과장은 사태 파악조
밤새 비바람이 거셌다.기상청은 호우 방재속보를 냈고,읍사무소에서는 천변에 주차된 차를 옮기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오랜만에 새벽에 비둘기, 참새, 까치소리가 잠잠해 아침 잠을 설치지 않았다.마침 구름이 개고 있었다.바람이 삽상하다.현관의 매트는 바람에 뒤집혀져 있었고정원의 매실은 이제 막 노란색으로 익기 시작한다. 금구천은 범람하여 흙탕물이 둔치로 흐르고,도도한 물결이 징검다리를 덮쳤다.천변 버즘나무 겨드랑이에서 푸른 녹음의 향기가 났다.비 온 후 특유의 훈근한 땅내음도 난다.비에 젖은 무궁화가 청초하여 눈길을 끌었다.슴슴한 향기가
지난 4개월 동안 일본어를 열심히 가르쳐 주신 선생님 한 분과 단 둘이서 종강 파티겸 사은회를 가졌다. 졸업도 안한 처지에 굳이 사은회라 한 것은 내가 다닌 교육기관이 졸업장을 주지않는 곳인 데다가 내가 모시기로 작정한 은사(?)님은 흔히 볼 수있는 보통 선생님이 아니기 때문이다.거의 60년 만에 가져보는 '쫑 파티'에 모신 분은 30년 연하의 일본 여성이다. 여러사람 틈에 끼어 공부한 일반 수강생의 입장이지만 종강하는 마당에 "아리가도 고자이마시다(감사했습니다)" 한 마디로 인사를 끝낼 수 없는 분이었다. 교육받은 기간이 한 학기
2023. 7.1.(토) 오후 3시 보문산 야외 음악당계속되던 장마가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대전 중구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연수 전 의장께서 보문산 UN참전 용사비를 참배하자고 하여 따라나섰다. 김 의장은 매월 첫째날은 이곳을 찾아 참배하여 추모한다 했다.김연수 전 의장을 다시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김 전 의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언론에서 지적을 하였다. 박용갑 청장을 도와 협력하여 선을 이루라고.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필자를 찾아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오늘도 UN참전 용사비를 함께 참배하자고 차를 몰아
안개 낀 새벽,풀내음, 물내음 물씬하게 우거진 금구천을 걸었다.정지용의 詩가 새겨진 뚝방엔금계국, 접시꽃, 나리꽃들이 한창이다.무엇보다 조잘대는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내 키만큼 자란 부들이 쭉쭉 뻗어 있고커다란 왜가리가 거기가 자기의 텃밭인듯 물고기를 잡으러 오늘도 뛰어다닌다.노란 금계국 한 송이가 물 위로 나르키소스같이 휘어져 있다. 징검다리를 건넌다.맑은 물 속에는 여인들의 머리단을 닮은 긴 수초들이 단오에 머리를 빗질한듯 지느러미질한다. 인어의 머리칼이 저럴까?인어의 머리칼은 금발일까? 바야흐로 청포도 익어간
올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각 지자체별로 기부금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제외하고,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여 세액 공제 및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 등의 혜택을 받는 고향사랑기부제는 1인당 연간 500만원 이내에서 기부가 가능하며, 지자체는 모금된 기부금을 주민복리에 사용하게 되어 고향사랑을 실천할 수 제도로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고향사랑기부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유명 출향 인사들
연꽃의 향기는 헤프지 않다.연향은 한 호흡씩 뜨는 바람이다.내뿜지 않고 한 옹큼씩 호흡하는 향기.서정주 시인의 말씀대로 연꽃을 만나고 오는 메신저 바람을 통해 향을 맡을 수 있다. 그리고 바로 후각신경의 피로도를 못채운 채 간다.그래서 기다려야 한다.송이 향같이 깊고장미 향같이 높고목련 향같이 아련하다.수채화 향같아술을 빚지 못하고차로 우려내는 것이다.모란이 뚝뚝 떨어진다면연꽃잎은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땅이 아니라 연잎 위이거나 물 위로 떨어진다.그 다음 금실은실의 꽃술들이 그 위를 수놓는다.까치발로 까지발로 승무같이 공중에 떠
하지 즈음엔 장마가 온다.하지가 지났으니지금쯤은 감자를 다 캤을 것이다.비 온 뒤 무른 흙일 때 캐면 더 쉬울 것 같은데 그게 아니란다.비가 오면 감자가 썩는단다.옛날엔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 우리를 도우셨다는데요즘은 우리를 위협하는 시대.비는 기록적인 폭우가 되고, 바람은 태풍이 되고,구름은 가슴에 먹장구름이 된다.우리가 하늘과 땅과 바다를 더럽히고, 욕 보인 죄값이 아닐까? 하지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부치면지글거리는 소리가 꼭 비오는 백색소음 같은데처마에서 낙숫물이 떨어지면 맑은 사금파리가 돋아나는촌가에 가서 감자전을 부쳐
대전·세종·충남의 거점국립대학을 자부하는 충남대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 20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상 대학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충남대 교무·학생·기획·연구처장이 이번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사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진숙 총장은 4명 처장들에 대한 보직 사표 일괄 수리 여부와 관련하여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후폭풍에 휩싸인 모습이다. 충남대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말을 빌리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의 탈락 여파는 지난 2004
지난 봄 벧엘의집 자활농장인 벧엘농장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심었던 비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풍작을 이루었다. 비트를 심을 때는 비트 농사보다는 비트농사를 통해 벧엘의집 식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벧엘식구들의 희망도 영글어 비트수확과 함께 그들의 희망도 수확한 것일까?“… 벧엘의집 식구들에게 이곳에서의 삶이 비트농사와 같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당장 몸을 의탁할 곳이 없어서 찾아왔지만 벧엘의집에서 시작하는 그들의 삶이 좌절과 절망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전환점이
6월은 pride의 달,성소수자인권의 달이란다.pride는 긍지, 자부심 외에 sex, gender의 뜻도 있다. 올해 서울시에서는 허가하뎐 퀴어 축제를 불허하였고,대구에서는 퀴어축제를 경찰에서는 보호하고,대구시에서는 불허하여 공권력이 충돌하는 해프닝을 보았다. 이제 성소수자들은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그들의 인권과 권리향상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신문을 보니 베를린市에서는시민들에게 퀴어축제에 빠져보라며 홍보하고,전시회와 영화제 등의 행사가 시에 넘쳐난다고 한다.시민들은 퀴어축제에 참여하여 같이 무지개색으로 맞춰 입고 퀴어들을 응원
오늘은 하지.하지에 비가 온다.밤이 아이스크림 녹듯갯벌에 밀물 밀려오듯 짧아졌다. 새들은 새벽에 해뜨기 1시간 전부터 요란하다.숲에 먹을 것이 없는지,아파트 단지에 먹을 것이 많은지대단한 목소리로 고요를 깨운다.요즘은 까마귀까지 목소리를 튜닝해가며 노래한다.까치도 새벽 기운에 우렁차게도 운다. 까치똥은 하얀 페인트 총알.주차해 놓은 검은 차의 지붕 위에잭슨 폴락의 예술을 구현해 놓는다.하얀 물감 폭탄이다. 까치에게 가족 뮤지컬,'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을 보여주어야겠다. 그런데,까마귀 똥은 까말까?
박제천朴堤千(1945.3.23.-2023.6.10.) 시인이 지난주 10일 별세하셨습니다. 박 시인은 동국대 국문과에서 수학했으며 1966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데뷔, 1975년부터 잇달아 『장자시집』 3권을 펴내셨습니다. 그 후 『심법心法』, 『너의 이름 나의 시』, 『나무 사리』 외 총 17권의 시집을 발간하셨습니다. 특히 「장자시」, 「노장시편」 등을 통해 도가道家 노장老壯 사상의 진수를 현대시에 변용시켜 문단의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일련의 시작으로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윤동주문학상, 월탄문학상, 공초문학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