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창을 열고 자니새벽에 까막까치와 비둘기, 동박새,휘파람새들의 울음소리가 무단출입한다.누운 자리에서 가슴에찰랑이며 쓸려오는 밀물 같은시원한 바람을 잠깐의 게으름 속에서 즐긴다.여기에 새벽 연향을 더하면나무랄 데 없는 초여름 아침이지 싶다.연꽃수술처럼 연노란 연향,가슴으로 번지는 새벽 향기!우리,새벽 연밭에 가서마스크를 벗자!
들 가운데 키다리가 / 신현득들 가운데 키다리 미루나무,-저건 누구네 논-저건 누구네 밭큰 키로 내려다보고 다 안다-누구네 밭에 감자 심고-누구네 밭에 땅콩 심고……내려다보고 다 안다.수남이네 아버지가 일찍 일찍 들에 오시는 거철수네 소가 쟁기를 잘 끄는 거다 안다. 일렁일렁,바람 따라 몸짓을 하며, 키다리가원두막 가에서 크는 수박을 세어본다.참외도 세어본다. [시 평설 - 이가을] 나 어릴 적 동네에도 키 큰 미루나무가 있었다. 온 동네 울타리에 앉은 키 고만고만한 사철나무와 여름이면 눈 환히 밝히는 새빨간 장미가 예뻤다. 정류장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 시계가 점차 가속도를 내고 있다. 범 보수진영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29일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으며, 범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지난 2일 유튜브를 통해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 경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예비경선을 앞두고, 지난 6월 30일 20대 대선 예비경선 후보등록 공고와 함께 기호 추첨
연못이蓮이 자라는 못이라는 것을아는데50년이 걸렸다.물이 적게 고인 곳은 둠벙이고 많이 고인 곳은 연못인 줄 알았다.이름을 알고 본질을 아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늘 눈 뜨고 있어야 한다.연못에 가서 연 사진을 찍으며 알았다.남들과 사회가 지정하고 지칭하여통용하는 것을 아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말에는 씨가 있다.언중유골이라, 말에는 뼈도 있다.그러니까 말에는 씨와 뼈가 있다.모두 이름값이 있다는 말이다.그래서 사람들은 호도 있고 이름이 있나 보다.아! 별명도 있다.
정부는 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그것도 2년 가까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공공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민이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됐다.그러자 보건의료운동단체들이 일제히 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현 정부의 공공의료 포기 선언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을 똑똑히 목격했다.그동안 OECD 기준으로도 매우 미흡한 공공의료기관 공급실태를 확인하였음에도 이번 발표는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어떤 정부 의지도 파악할 수 없었다.그야
넓은 들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향수鄕愁」제 1.2연(『조선지광朝鮮之光』65호, 1927. 3) // 흙에서 자란 내 마음 /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반지하 전세집이나 월세집 할머니,무허가 쪽방 할아버지,권리금도 못 받고 퇴거한영세한 통닭집 부부와 이발소 아저씨.입주권 받고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영세한 집주인들.그들의 꿈을 밟고 재개발 중인 城이다.그래도 퇴거하지 않고 끝가지 버티고한 몫 잡은 곳은교회와 절이란 소문이다.
이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이번 주를 기점으로 여야 대선주자들이 속속 출마선언을 예고하고 있다.꼭 5년 전 이맘때 일이다. 박근혜 정권 시절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대한민국'이란 제하로 칼럼을 쓴 기억이 새롭다.다시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려니 머쓱하고 씁쓸하다. 세월은 흘렀으나 정치는 변한 게 없다.당시 박근혜 정권은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당했다. 촛불민심은 새 정권을 택했다. 자못 기대가 컸다.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정의'와 '상식'을 다짐했다. 결과는 불통의
욕의 칼 / 이가을몸에 욕이 자라요 나물처럼 쑥쑥 자랐어요강하고 독하게 자랐어요 아버지부드러운 혀는 독보다 피보다 진해요 눈빛보다 강한 무기, 힘세고 강하게 살아남죠무엇이든 욕으로 견디고마음을 찌르는 칼e 씨발의 도시 미친 욕을 하거나 욕을 먹거나밥 한술에도 욕을 얹고아이들도 욕을 하고 욕을 부르는 전염욕을 하지 않으면 하루도 숨 쉴 수 없는 세상누가 만들었나요나쁜 아버지, 욕하지 마세요착한 당신, 욕에 물들지 마세요영혼을 죽인 살인언어당신이 내게 먹여준 욕 먹고 자란 나를 보세요욕하고 싶은가요?욕으로 싸우는 세상아버지의 아버지,
대전 서을을 지역구로 둔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 25일 검찰개혁과 조직안정이라는 미명하에 고검 검사급 검사 652명·일반검사 10명 등 총 662명에 대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 단행과 관련하여 국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박 장관은 “나름 공정한 인사였다”고 자평했다. 지난 4일 단행된 검찰 수뇌부 인사와 이번 중간간부급 인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피고인이 승진하는 박범계표 검찰인사’라고 말할 수 있다. 박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복
재테크와 부의 상징신분의 상승과 재력 과시용공유하던 골목을 버리고더불어 살던 동네를 버리고홀로 살기로한 아파트 공화국.차단기와 무인경비시스템과24시간 경비원이 지켜준다.용망과 과학의 결합으로바벨의 탑처럼 높아만 가는테크노피아.e편한 세상의 힐 스테이트에캐슬을 짓고 성주가 되고,팰리스를 짓고 군주가 되는 꿈을 꾼다.
세월은 자신의 나이 속도로 흐른다고 한다.젊었을 때는 이해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런가 싶다. 어느덧 어우렁더우렁 살아갈 나이가 된 탓이다.남들처럼 나 또한 별수 없는 삶이니 그렇게 살면 될 일이다.그런데, 나는 별것 없는 삶에 물음을 던졌다. 아니 던져졌다. 나이 이순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내 삶에 대해 '왜'라는 질문과 함께 멈췄다.정지다. 더 나아가지 않았다. 답을 얻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아니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멈췄다.나는 누구인가. 왜 지금 이런 모습으로 여기 있는가. 대체
오늘은 6.25 전쟁 71주년이다.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간첩을 잡다 먼저 세상과 작별한 동료들의 비석을 닦으며 그들을 추모하곤 한다. 그 일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최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출신 전직 요원들이 새 원훈석 글씨체로 일명 ‘신영복체’를 채택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며, 21일부터 국정원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목숨을 걸고 간첩 잡는 일에 평생을 바친 전직 국정원 요원들이 오죽했으면 릴레이 시위에 나섰을까? 이들은 평생 국가
동 터오는 안개 속에서두 팔 벌려 일출을 맞는 저 심정은안데스 산맥의 콘돌이거나록키 산맥의 흰머리 독수리이거나히말라야의 검독수리이거나설산에서 밝아오는 태양의 빛에 오체투지하는신성한 기도일 것이다.고래 닮은 저수지정찬리 저수지에서Breakfast를 끝냈는지민물 가마우지 한 마리가 새벽 일광욕을 하고 있다.유럽 어느 귀족 가문의 문장인듯웅혼하고 기품 있는 부동자세이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유월이다.뜨거운 한나절, 바람도 없다.살구와 버찌와 보리수가 길가에 무심히 떨어져 있고호두알은 탁구공만하게 컸으며,감나무 밑에는 감또개가 별처럼 수북하다.모두 밭에 나가 주인 없는 빈 집,대문 옆에는 화사한 진홍의 큰 꽃을 달고 접시꽃이 근위병인냥 서 있다골짜기엔 벼가 빼곡히 심어져 푸르고,감자를 캔 옆 밭엔 고구마가 자란다.농부들은 (사실 農老들은) 감자 캐기, 마늘 캐기, 들깨 심기, 풀약하기 등으로어깨와 목과 등이 日光화상(sun burn)으로 타들어간다.근사한 개인주택과 밥그릇을 지닌 백구가 누워 있다 짖
색안경을 쓰자장미꽃을 외면했었다마스크를 쓰자꽃향기를 포기했었다바이러스에 포위되어어제와 같은 매일을하루살이 같이 살았다계절의 분절은나날이 다달이 꺾이어 갔다네 계절이 지나자마스크 안에서도꽃과 향이 보인다끝나지 않는 전쟁과 평화는 없다
두꺼비형 / 송찬호비 온 다음 날엉금엉금 두꺼비가 기어 나와마당 한가운데서 나랑 딱 만났다두꺼비와 나는누가 먼저 길 비켜주나내기했다그런데 두꺼비 얼굴을 찬찬히 보니울퉁불퉁한 게여드름 많은 우리 형처럼 생겼다에이, 형이라면 내가 지지 뭐두꺼비 앞에서내가 길을 비켜주었다송찬호 동시집 『저녁별』 중에서 [시 평설 - 이가을] 보은이 고향인 송찬호 시인을 본 적 있다. 눈빛이 순하고 수줍었던 기억이 어제 같다. 그의 시와 동시는 어렵지 않고 생김처럼 순하다. 동네 앞 냇물처럼 정겹고 맑게 흐른다. 동시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약점을 안고 살아가는 식물은 동물이나 사람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한 환경적응능력을 갖고 있다. 특히, 물속이나 물 위에 뜬 상태로 살아가는 수생식물들은 육상의 식물에 비해 훨씬 더 혹독한 환경변화를 겪기 때문에 그에 맞는 생태적 유연성과 생존전략이 필요하다.지구상의 전체 식물 중에 약 2% 정도가 수생식물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 18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전해진다.수생식물은 뿌리나 잎이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광합성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나름의 생존전략을 구사한다
대전시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지난 2월 소유주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충남도의 승인 없이 구 충남도청사 소통협력 공간 혁신활동 지원을 위해 위법적으로 시설개선 사업을 벌인 문제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전시가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대전의 역사를 상징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 구 충남도청사 훼손으로 여론과 시민의 질타를 받은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망신을 산 바 있는 대전시가 구 충남도청사 공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이 문제는 2라운드로 돌입할 전망이다.대전시의 이런 무책임한 행정
마스크신체의 일부.얼굴의 한 부분.또 다른 피부.필수 악세사리.패션의 완성. 뭇 시선의 방파제.노안의 엄호물.희노애락의 표정관리기.선크림 대용품.화장실 갈 때의 코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