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반을 넘어서는 지점에 이르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박 전 대통령의 몰락은 보수진영의 와해를 초래한 결정적인 단초였다. 보수진영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진보진영은 문재인 정권과 함께 득세했다. 문 정권은 촛불집회로 결집된 지지층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출발했다. 광장에서 외쳤던 정의와 공정의 가치는 대선공약으로 가감없이 반영되었다. 촛불세력의 극성 지지층은 “우리 이니(문재인 대통령 애칭) 하고 싶은거 다 하라”는 격려성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에 호응하듯, 문 대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지만, 그 여파와 후유증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비상한 사태발생의 근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과 9일, 광화문 광장을 꽉 채운 수 많은 인파는 이런 불만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조국 사퇴 여부를 둘러싼 좌우 진영의 논리와 세 싸움이, 사퇴 이후에도 사그러들 기미가 안 보인다. 조국 사퇴의 직격탄은 그간에 견고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40%선도 무너뜨렸다. 돌이켜 보면 광화문-서초동 집회를 지켜 본 문재인 대통령의 안일한 판단과 대응이 화를
늘 그렇듯이, 한 해를 마무리 하다보면 뭔가 아쉽게 다가온다. 하물며 국정을 책임지는 청와대와 정부 및 국회 역시 더욱 그런 감회가 깊을 것이다. 먹고 사는 데 정신없는 민초들은 고달픔 속에서도 희망과 기대를 갖고 나라의 앞날을 지켜본다.작년에 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 파사현정(破邪顯正). 즉,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내주길 고대하는 맘이 담겨있었다. 지식인들이 뽑은 사자성어인지라 누구나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올해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 보였다. 참 무겁고 안타까운 표현이다. 갈 길은 먼 데, 등에 진 짐은
서울 한 복판에서 백두칭송 운운하더니, 이젠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치는 부류까지 나타났다. 남북한이 평화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나온 돌출행동으로 여기기엔 석연치 않다.한술 더 떠 위인맞이환영단 운운하면서 지하철 광고를 위한 모금운동에 나선 부류도 출현했다. 김정은 서울 방문의 ‘바람잡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부류의 단체활동이 6개 정도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머릿속의 이념과 가치관의 간극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무지와 상식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변별력을 지닌 부류이기에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위인맞이
주체사상의 기초를 다졌던 황장엽. 그가 대한민국의 품으로 들어온 것은 국제사회가 경악할 만한 일이었다. 당시에 우리 정권 차원에서는 그를 활용 가치가 높다고 본 모양이지만, 반면에 북한에서는 테러대상이었다.오래 전의 일이다. 필자가 황장엽 씨를 만난 곳은 어느 중국식당이었다. 북한 인권 관련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황씨는 경호원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목숨 걸고 왔는데, 정치권과 우리 국민은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북한 실정을 토로해도, 고개만 갸우뚱할 뿐 대응 행동도 대처 방안도 미적거린다고 답답
유럽 순방 길에 올랐던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에 들떠 있는 것 같았다. 가톨릭 신자로서 게다가 김정은의 요청(교황 방북 타진)을 전달하는 기회라 더욱 그럴 것이다. 청와대가 연일 평화를 외치며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터이라, 한층 들떠 있을 법 하다. 오죽하면 청와대도 평화의 틀에 갇혀,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는 헌법적(?)해석으로 법과 현실마저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평화에 들떠 억지로 끌고 가다보니, 생억지만 늘어나는 꼴이다. 허긴, 외신도 비아냥쪼로 북한을 김씨 집단(Kim-Clan)으로 폄하하기도 한다.유럽에선 거의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헌법 제3조)“ 헌법 정신을 살려 국토를 통일하겠다는 의미에서, 국토통일원. 통일에 역점을 두겠다고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 통일원. 국토보다는 민족 간의 통일을 우선시 한다고, 산하 연구소도 민족통일연구원(지금의 통일연구원). 세월이 흘러 장관급 으로 자리한 부서, 통일부.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통일부는 청와대 눈치보고, 북한 눈치보고...줏대도 없고 대한민국의 정체성도 상실한 부서가 되어 버린 것 같다. 통일부가 이렇듯 형편없는 정부 부서로 전락한 것은 권력에 대한 눈치보기 이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서둘렀던 평양 방문 결과가 10·4선언이다. 임기 말임에도 북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이 약속은 흐지부지되었다.정권에 따라 우리의 대북정책은 늘 출렁거렸다. 당연히 정책의 지속성은 상실되었다. 1인 체제 정권인 북한으로선 우리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곤욕(?)을 치르는 셈이다.이 대목에선 우리 정치의 후진성이 드러난다. 정권이 바뀌어도 대북정책의 지속성은 보장되어야 한다.이전 서독은 정권이 바뀌어도 대동독정책의 흔들림이 없었다. 여야가 늘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정책을
평화의 저자 톨스토이는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4번, 문학상 후보자로 16번이나 올랐다. 간디 역시 5번이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들 모두가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반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거뜬하게 노벨평화상을 거머쥐었다.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를 짚어 볼 수 있는 사례다. 노벨평화상 획득 이후에도 한반도는 평화롭지 못했다. 평화 중에서도 폭력을 감춘 ‘거짓평화’가 가장 무섭다는 것이 정설이다.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 전령사 역할이 회자에 오르고 있다
총론적 관점에선 평양회담은 기대에 충일했다고 본다. 각론적 관점에선 일일이 거론하기 이른 시점이다. 단순한 상호교류를 넘어서 경제와 군사분야 등 합의사항은 시간을 두고 따져봐야 한다. 아무튼 향후 과제로 남겨진 사안 중의 백미는 비핵화 관련일테고, 당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와 군사분야 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남북간에 이른바 3不(불), 우편-통신-인적교류에 희망이 보였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방송을 통해 접한 장면들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방북단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양측의 지도자들이 서로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공경의 예를
종전은 통일 이전에 언젠가는 실현되어야 할 우리 민족의 공동목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걸림돌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종전은 남북한이 합의한다고 실현될 성격이 아니다. 국내전과 국제전 성격의 한국전쟁은 전쟁의 원인과 책임이 함께 정리되어야 할 중대사다.물론 대국적 차원에서 정치적 판단으로 속전속결로 처리될 수도 있다.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 발발은 민족분단을 못 박는 쐐기였다. 다 지난 일이니 그냥 덮어두자면 그럴만한 사유와 설득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중대사다. 막연한 판단으로 평
질풍과 노도(Sturm und Drang), 인습적인 낡은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대변되는 시대를 풍미했던 분위기다. 기존의 질서와 가치마저 훼손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질풍과 노도다. 근대사에서 질풍과 노도의 정신은 문학은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거세게 몰아치곤 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자각과 사회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했다. 따지고 보면 감성과 감정의 분출이 질풍과 노도의 근간이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의 힘에 힘 입어 이른바 ‘질풍과 노도’의 거센 파고 속에서 탄생했다. 정권의 태생적 한계와 배경이 그렇단 말이다.
8월 15일은 일본이 항복했던 날이다. 일본 제국주의 하에서 고통받았던 동북아와 동남아 국가들이 전승기념일로 정해서 함께 행사를 치르면 어떨까 싶다.73년이 흘렀건만 광복절엔 기쁨보다도 일본으로부터 받았던 비참한 압박과 고통이 떠오른다. 기실 일본 패망의 날에 우리가 함께 기뻐하고 축제를 펼쳐도 좋으련만, 이상하게도 광복절은 연례적 요식행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정권에 따라 행사 규모도 달라지고 행사 장소마저 점점 변해갔다. 대통령의 광복절 대국민 메시지도 이전과 달리 크게 취급되는 것 같지도 않다. 올 해의 광복절엔 문재인 대통
여론은 믿을 게 못 된다. 허나 여론을 무시하지 못 한다. 이런 양면성을 지닌 여론의 특성상 신뢰와 불신이 교차한다. 청와대와 국회는 바깥 세상의 움직임 파악에 여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정보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하락세로 접어든 대통령 지지도가 1주일 사이에 반등추세란다. 자영업자 층의 이탈에 지지도가 70%대에서 61%까지 추락했다. 자영업자 층의 이탈에 하락세라더니, 자영업자 층의 지지에 다시 반등이란다.정부가 소득주도성장론의 틀에 갇혀 자영업자들의 불만과 호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 기관
청와대 비서진과 문재인 대통령이 양복 상의를 벗고 함께 산책 할 때는 권력의 봄날이었다. 손에 쥔 커피는 탁월한 소품이었다. 엊그제 수석회의에선 왠일인지 모두가 양복 상의마저 젊잖게 차려입고 경직된 모습이다. 날이 뜨거운 복날인지라 청와대 에어컨의 막강한 위력이 새삼 다가왔다. 차라리 간편복 차림으로 일 하는 모습이 나왔다면, 복날에 땀 흘리며 허덕거리는 민초의 맘도 조금은 편했을 터이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청와대가 어정쩡한 논리로 전력 걱정하지 말라며 폭염을 재난으로 규정했다. 여기저기 국민의 쌈지 돈이 거하게 풀려나갈 태세다.노
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시켰다.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 잡고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명예교수가 위원장 총대를 멨다. 처절하게 패를 갈라서 다투다가 결국은 노무현의 사람에게 자유한국당의 운명을 맡긴 꼴이다.계파싸움에 스스로 함몰되어 우파 보수주의자들이 자신의 병을 외부 인사에게 그것도 노무현의 인사에게 메스를 넘겨줬다. 민주당도 민정계 김종인을 불러들여 손질했듯이, 계파와 무관한 사람을 고르다 보니 저쪽 사람을 불러들인 것이다. 계파 탓에 스스로 자정력을 상실했고, 사태수습에 나설 리더마저 전무하다는 것이
독일과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미국식 민주주의 접목을 강요당했다. 패전국 독일과 일본은 승전국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처지인지라 자신의 입장과 달리 강요당한 것이다. 강요의 배경은 전체주의와 독재에 물든 패전국 국민의 머릿속 부터 새롭게 정화시켜야 된다는 논리다. 경제적 지원 못지 않게 민주주의와 공동체에 대한 교육과 재교육이 전후 패전국 재건의 요체였다.세월이 흘러 독일은 반세기 이상 흔들리지 않는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급기야 통일까지 일궈냈다. 지금도 나찌즘에 대한 상흔이 깊고 말 못할 열등감을 갖고 있다. 독일
충청 출신의 큰 정치인 김종필 전 총리가 고향 부여로 돌아갔다. 고인은 별칭 JP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에 정치적 변혁을 일궈낸 진보적 인물이다. 이후 정치권에 몸담고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성쇠를 함께 했다. 우리 정치사에서 양 김(김영삼-김대중)과 영욕을 함께한 대표적인 인물이다.운정(雲庭)은 JP의 아호다.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운정재단에서 계간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계간지 ‘운정’은 주로 JP의 지난 시절의 활동을 담아내는 아키브(Archive)나 다름없기에, 수많은 인연들의 기억과 추억이 소개
충청에 기반을 둔 자민련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 때다. 자민련에 남아있자니 향후 총선에서 희망이 안 보인다고 판단했던 부류가 TK(경북-대구)기반의 한나라당으로 우르르 입당했다. 정당이 어려울 때 발생하는 대탈출은 책임회피 현상이다. 자기만 살겠다는 비겁함이다.그런데 이들에게 한나라당 어느 의원도 식사라도 같이하자는 제안이 없었단다. 스스로 걸어 들어온 사람에게 냉정하게 대하고 한 줌의 호의마저 없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경상도 당임을 확인하고서야 너무 서러워서 탈당이 엄청 후회되더란다. 정당 내의 기득권 세력과 계파 간의 폐쇄성이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자, 자유한국당이 초상집이 되어버렸다. 정당으로서의 근간마저 "통째로" 무너졌고, 갈 길도 모른 채 헤매는 중이다.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과 자괴심이 크다.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으로서 역대 이런 선거 참패는 처음이다. 향후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갈 길이 요원하고, 암울한 하루하루에 맘과 몸이 무겁다."통째로"란 슬로건을 내걸 때부터 조짐이 수상했다. "통째로" 나라를 넘기겠습니까. "통째로" 경제를 포기하시겠습니까. 이런 슬로건으로 선거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대책 없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