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새벽,풀내음, 물내음 물씬하게 우거진 금구천을 걸었다.정지용의 詩가 새겨진 뚝방엔금계국, 접시꽃, 나리꽃들이 한창이다.무엇보다 조잘대는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내 키만큼 자란 부들이 쭉쭉 뻗어 있고커다란 왜가리가 거기가 자기의 텃밭인듯 물고기를 잡으러 오늘도 뛰어다닌다.노란 금계국 한 송이가 물 위로 나르키소스같이 휘어져 있다. 징검다리를 건넌다.맑은 물 속에는 여인들의 머리단을 닮은 긴 수초들이 단오에 머리를 빗질한듯 지느러미질한다. 인어의 머리칼이 저럴까?인어의 머리칼은 금발일까? 바야흐로 청포도 익어간
올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각 지자체별로 기부금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제외하고,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여 세액 공제 및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 등의 혜택을 받는 고향사랑기부제는 1인당 연간 500만원 이내에서 기부가 가능하며, 지자체는 모금된 기부금을 주민복리에 사용하게 되어 고향사랑을 실천할 수 제도로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고향사랑기부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유명 출향 인사들
연꽃의 향기는 헤프지 않다.연향은 한 호흡씩 뜨는 바람이다.내뿜지 않고 한 옹큼씩 호흡하는 향기.서정주 시인의 말씀대로 연꽃을 만나고 오는 메신저 바람을 통해 향을 맡을 수 있다. 그리고 바로 후각신경의 피로도를 못채운 채 간다.그래서 기다려야 한다.송이 향같이 깊고장미 향같이 높고목련 향같이 아련하다.수채화 향같아술을 빚지 못하고차로 우려내는 것이다.모란이 뚝뚝 떨어진다면연꽃잎은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땅이 아니라 연잎 위이거나 물 위로 떨어진다.그 다음 금실은실의 꽃술들이 그 위를 수놓는다.까치발로 까지발로 승무같이 공중에 떠
하지 즈음엔 장마가 온다.하지가 지났으니지금쯤은 감자를 다 캤을 것이다.비 온 뒤 무른 흙일 때 캐면 더 쉬울 것 같은데 그게 아니란다.비가 오면 감자가 썩는단다.옛날엔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 우리를 도우셨다는데요즘은 우리를 위협하는 시대.비는 기록적인 폭우가 되고, 바람은 태풍이 되고,구름은 가슴에 먹장구름이 된다.우리가 하늘과 땅과 바다를 더럽히고, 욕 보인 죄값이 아닐까? 하지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부치면지글거리는 소리가 꼭 비오는 백색소음 같은데처마에서 낙숫물이 떨어지면 맑은 사금파리가 돋아나는촌가에 가서 감자전을 부쳐
대전·세종·충남의 거점국립대학을 자부하는 충남대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 20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상 대학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충남대 교무·학생·기획·연구처장이 이번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사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진숙 총장은 4명 처장들에 대한 보직 사표 일괄 수리 여부와 관련하여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후폭풍에 휩싸인 모습이다. 충남대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말을 빌리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의 탈락 여파는 지난 2004
지난 봄 벧엘의집 자활농장인 벧엘농장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심었던 비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풍작을 이루었다. 비트를 심을 때는 비트 농사보다는 비트농사를 통해 벧엘의집 식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벧엘식구들의 희망도 영글어 비트수확과 함께 그들의 희망도 수확한 것일까?“… 벧엘의집 식구들에게 이곳에서의 삶이 비트농사와 같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당장 몸을 의탁할 곳이 없어서 찾아왔지만 벧엘의집에서 시작하는 그들의 삶이 좌절과 절망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전환점이
6월은 pride의 달,성소수자인권의 달이란다.pride는 긍지, 자부심 외에 sex, gender의 뜻도 있다. 올해 서울시에서는 허가하뎐 퀴어 축제를 불허하였고,대구에서는 퀴어축제를 경찰에서는 보호하고,대구시에서는 불허하여 공권력이 충돌하는 해프닝을 보았다. 이제 성소수자들은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그들의 인권과 권리향상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신문을 보니 베를린市에서는시민들에게 퀴어축제에 빠져보라며 홍보하고,전시회와 영화제 등의 행사가 시에 넘쳐난다고 한다.시민들은 퀴어축제에 참여하여 같이 무지개색으로 맞춰 입고 퀴어들을 응원
오늘은 하지.하지에 비가 온다.밤이 아이스크림 녹듯갯벌에 밀물 밀려오듯 짧아졌다. 새들은 새벽에 해뜨기 1시간 전부터 요란하다.숲에 먹을 것이 없는지,아파트 단지에 먹을 것이 많은지대단한 목소리로 고요를 깨운다.요즘은 까마귀까지 목소리를 튜닝해가며 노래한다.까치도 새벽 기운에 우렁차게도 운다. 까치똥은 하얀 페인트 총알.주차해 놓은 검은 차의 지붕 위에잭슨 폴락의 예술을 구현해 놓는다.하얀 물감 폭탄이다. 까치에게 가족 뮤지컬,'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을 보여주어야겠다. 그런데,까마귀 똥은 까말까?
박제천朴堤千(1945.3.23.-2023.6.10.) 시인이 지난주 10일 별세하셨습니다. 박 시인은 동국대 국문과에서 수학했으며 1966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데뷔, 1975년부터 잇달아 『장자시집』 3권을 펴내셨습니다. 그 후 『심법心法』, 『너의 이름 나의 시』, 『나무 사리』 외 총 17권의 시집을 발간하셨습니다. 특히 「장자시」, 「노장시편」 등을 통해 도가道家 노장老壯 사상의 진수를 현대시에 변용시켜 문단의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일련의 시작으로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윤동주문학상, 월탄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나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책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제일 무서운 줄 알았고, 100-1=99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다. 왜냐하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고, 100-1=99라고 하는 사람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100 –1= 0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계산은 중국의 기업인인 왕중추가 쓴 '디 테일의 힘'에 나오는 계산식인 것이다. 그는 '100-1=99가 아닌 100-1=0'이라는 부등식으로 공들여 쌓은 탑도 벽돌 한 장이 부족해서 무너지고 1%
지난 12일 2021년도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전달’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지난해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72명 중 찬성 101표·반대 161표·기권 9표로 부결되었고, 올해 2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297표 중 찬성 139표·반대 138표·기권 9표
'Live and Let Live' 라는 말은 '공존 공영'이라는 말입니다. '서로 참견하지 말고 지내자'라는 의미이지요.오래전 제가 배재대 교수로 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했었습니다.강의를 시작하고 5분 지나니 한 사람씩 잠자기 시작합니다.10분 지나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 자요.자는 친구들을 깨우기도 해 보고 설득도 해 보고, 강의 중 조교에게 뒤에 나가서 경고를 주며 통제를 하도록 해 보기도 합니다.부정적인 학생들에게 시간을 투여하고 에너지를 소비하니 강의에 퀄리티는 점점 떨어집니다.이걸 깨닫고 내 강의에 부정적인 학생이
- 사퇴하라, 대중국 굴욕 이재명!- 추방하라, 중국대사!- 해체하라, 선관위!- 안 속는다, 민주당 괴담선동!최근 중국 싱하이밍 대사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관련한 내용들이 강남역 사거리 일대에 걸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더불어 민주당의 2008년 미국광우병 선동과 2023년 후쿠시마 처리수 선동, 그리고 대한민국을 협박한 중국대사에 머리숙여 조아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자유민주당의 항의인 것이다.그리고 선거관리 부실과 공무원 채용 세습, 아빠찬스 민주당 2중대의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선거관리 위원회를 해체하라는
어둑한 연회장이다Secrete gardenSecrete party은밀하고 위대한 정경북두칠성이 신등성이에 누워 훔쳐보고 있다 60대 1반딧불이의 성비반짝이는 일루미네이션의 원무 서두르지 않고서로 발을 밟지 않는다조용히 들고나는 댄스파티소리 없는 백조의 호수이거나 스케이팅 왈츠가 흐른다 클림트의 키스!1억 2천만 마리 정자 속 황금빛 키스반딧불이들은 낭떠러지에서 연신 올라온다황홀하나 뜨겁지 않고번잡하지 않고 검소한 성소종이 울릴 때까지유백색 밤꽃향이 연회장에 질펀, 낭자하다밤 12시가 지나자 신데렐라 떠나듯아무런 소문도 남기지 않고파
칠흑이다.칠흑이란 흙으로 칠한 것이 아니라옻칠처럼 검다는 말옻칠같은 어둠이다어둠 아래로 잠수하는 숲희미한 길과 밤나무꽃만이 목만 내밀고 떠있다산골짜기에 별이 흐른다 순간 동굴 안에서 반짝불을 밝히는 이가 있으니 반딧불이다.인간의 無明과 無知도동굴에 불 한번 켜는 것같이 단박에 깨어난다면과연 누구에게 제일 먼저 일어났으면 좋을까이 풍진 세상 반딧불들을 들고거리를 밝힐 현자가 나타나지 않을까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세사기와 관련하여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5일 국무회의를 거쳐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하지만 이미 몇몇 아까운 희생이 있고 나서야 사회적 관심이 대두되었는데 피해가 발생한 후 수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예방법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일단 전세사기는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첫째, 이중계약이라고 하는데 임대차 계약을 받은 관리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소유주한테는 월세계약을 했다고 속여 중간에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귀아프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뜨거운 한낮을 녹인다죽은 매미껍질 도로에 나뒹굴고지구촌 곳곳은 이상기후로 열병앓이냉방과 냉장으로무장하여 닫힌 문을 향하여목청높여 울어대는 매미들이여무어라 외치는가가녀린 몸으로 순례 떠난지구 반대편의 내 친구세계를 누비며 바치는그대의 기도가 희망이구나그대의 사랑이 생명이구나오호라저 매미들의 함성이었구나
헌법 제79조 제1항은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사면법 제5조는 제1호에서 특별사면에 대해 규정하고 있고, 제5호에서 복권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赦免(사면)은 선고의 효력 또는 공소권 상실·형 집행을 면제시키는 국가원수의 특권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령으로 명하여야 하는 일반사면과 국회의 동의를 받을 것을 요하지 않는 특별사면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赦免(사면)은 광복절 특사·성탄절 특사 등 대체적으로 특별사면에 해당한다.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이 시는 다윗이 왕이 되기 전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니며 쓴 구약성서에 나오는 시편 23편 일부이다. 당시 다윗은 쫓겨 다니면서도 오히려 다윗이 누리는 모든 복과 평강이 다 하나님의 은혜에서 온 것임을 공개적으로 인정
망초꽃과 물망초꽃은 닮은 걸까?가문 호수 드러난 바닥에하얀 계란꽃이 흐드러졌다이젤을 세우고그림을 그리듯삼각대를 세우고마음의 정경을 스케치 한다풍경의 빛이 빠르게 변주하는 사이틈입하는 시간의 그림자들각자의 이젤 앞에서각자의 이야기를 궁구한다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빛이 모인다보인다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