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은 연분홍 햇살 부서지는 봄날벚꽃 한 잎이 나풀나풀 난다.실같은 봄바람을 물고길게 옆으로 난다.돌아서 생각하니,나비였나?꽃이었나?아니,꿈이었나?
올해의 봄꽃들이 더 이뻐 보이고,전국에서 제일 길다는 벚꽃 터널 구경을 가는 걸 보니나도 이제 철이 든 모양이다. 단풍은 멀리서 보아야 이쁘다지만꽃은 가까이서 보아야 이쁘다.꽃을 가까이 하면 향기는 덤이다.환한 벚꽃가지가 왈츠의 물결로 일렁인다.새들의 지저귐도 바람에 춤추며 온다.이래서 꽃길만 가라는 모양이다. 동백꽃나무 아래검은 고양이 등도 휘늘어지는 봄이다.
새벽에 봉은사 '명상정원 길'을 걸었다.도시에 뜬 섬 같은 절,절의 둘레길은 반가운 흙길이었다.백목련꽃이 어울리는 처마를 지나대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길에 올랐다.새벽 여명빛에 잎과 풀들이 꽃같이 피어나고 있었다.길가엔 어디서 구했는지 서울의 돌들을 모은둥글고 큰 돌탑이 앉아 있었다.저렇게 많은 업보들을 내려 놓고,두 손을 모았으리라.나무 연꽃 같은 원력이 느껴진다.새벽 벚꽃 나무 아래 한 분이 명상 중이었다. 여명에 밝아오는 롯데 마천루의 실루엣이 손가락만 했다.
봄철의 새싹 같은 영아는 생후 8개월 무렵이면 특유의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아기의 애도哀悼: baby’s condolences- 소아과 전문의들은 아가가 잠에서 깰 때마다 엄마가 안 보이면 우는데 ‘불안감’에 사로잡혀 그렇다고 설명합니다. 바로 엄마가 죽었다고 여기는 심리적 상태인데 생후 18개월이면 일시적 이별, 작별이라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죠. 비로소 자신이 세계로부터 개별적, 독립된 인간임을 자각한 것입니다. 사실 그 애상哀傷은 유년과 청년기, 장년과 노인에 걸친 일생에 그림자로 드리워집니다. 하늘과 땅 사이의 한 개체적
4월잎새의 달잎이 꽃같이 핀다풀죽어 있던 풀들도 일어나 노란 냉이 떼꽃을 피웠다청보리밭 긴 사래 위로 꽃구름 흘러가는 그림을 그린다백목련 뭉게구름꽃 위에하얀 반달이 안겨 있는포근한 아침이다
봄이다.요즘 우연히 일간신문에서, 음악전문지에서, TV 에서 베에토벤의 "봄"을 3번 만났다.그런데 소나타의 부제인 '봄'은 베에토벤 스스로가 붙인 제목이 아니라 출판사가 악보의 흥행을 위해 동원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Sonata for Piano and Violin)'.'얼었던 시냇물이 녹으면서 나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홍보했단다.베에토벤은 산책을 사랑했다고 한다.청력 이상으로 고통스러울 때는 시골에 머물며 산책을 했다고 한다.독일의
어둠이 골목의 그림자를 먹어치우자가로등이 야시장의 경계를 선다주야간 근로의 근무 교대방향지시등을 켠 삼원색의 네온들구불텅 거리는 곱창 골목 안으로 흐른다의식주衣食住 대신 휴미락休味樂 "숙성이고 나발이고 좋은 고기가 맛 있다.""돈이면 돼지"불판은 놋동전처럼 달궈지고눈꽃삼겹살을 든 미소들타이와 버튼을 푼 약자들이 그들의 나와바리 안에서 정글의 왕자가 되는 곳푸른 지폐들의 티끌들이 반딧불처럼 날고꼬리 없는 뱀처럼 일당을 삼키는 사람들
드디어 남녘에서 화신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의 유채꽃, 남해안의 산수유와 매화가 꽃망울을 벙글벙글 터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천년고찰 통도사와 화엄사 경내의 고목 그 매화도 석가모니께 꽃 공양하는 양 피어났습니다. 지난 3월 5일이 경칩이고 내일, 20일이면 춘분이니 의당 그럴 절기입니다. 이제 벌과 나비들도 봄꽃 찾아 날아다닐 터. 만화방창- ‘3월의 시詩’를 꼽으라면 저는 단연 김기림(1939- ?)의「바다와 나비」입니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청
강아지풀에서 푸른 바람을 보았다는 작가,수채화로 녹풍을 그린 한동숙 작가님을 만났습니다.초대장의 "그 날은 바람의 색도 핑크빛이었다" 라는 카피 같은 제목에 반해 하늘과 금강이 빚어낸 절경에 있는 옥천 청마리 를 찾은거지요.섭씨 19도의 봄날, 갤러리를 찾아가는 강둑엔 벌써 푸른 풀들이 즐비했고, 강가엔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황소가 나타날 것 같은 곳이었지요.갤러리에는 작품들이 이미 걸렸고 제목을 붙이고 있었습니다.물과 색이, 물과 빛이 서로 만나 스미고, 번지고, 흐르고, 날고, 깃들고, 머무르며 기운생동하는 詩
최근 '의대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사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은 부산대학교의 수의학과 신설 논쟁과 너무나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대 수의학과 신설 문제 또한 수의사 부족 문제에서 비롯됐으며, 수의학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 논쟁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싸움이라면, 수의학과 신설 논쟁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건강과 권리를 둘러싼 정부와 수의학계의 싸움이다.교육부는 농식품부와의 협의를 거쳐 수의학과 신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정부와 수의학계 간의 입장 차가 크
광복절의 노래는"흙 다시 만져 보자..."로 시작한다.흙에 빛을 수복한 날이 광복절이란 말이지 않은가!흙은 우리의 고향이요, 국토인 것이다. 오늘은 "흙의 날"이다.오염되고 공해에 찌든 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날이란다.그런 공해에도 불구하고 봄은 남쪽 들녘부터 여지없이 스며온다.와서 뭇 생명을 호명하여 깨우고, 키우고 꽃 피운다.해마다 광복이 오고 열매가 맺는 것이다.들엔 바람이 불러낸 나물들이 봄비 속에 일어나따순 햇볕 속에 자라고 있다.이제 몸 푸는 들녘에 나가나물 타령을 흥얼거려 보자.
수줍고, 예민한 소년에서 한국사진계의 거목으로 우뚝 선 사진작가.1980년대 스트레이트 사진에서 메이킹 포토로 한국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과 영역을 확장해간 선구자.한국사진을 예술 영역으로,나아가 한국적, 철학적 영역으로 기초를 넓힌 예술가.구 본 창. 구본창의 '항해' 전시회가 43개 시리즈와 5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600여 점 등으로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다.한국 현대사진 및 동시대미술을 대표하는 구본창 작가의 회고전이다.한명의 사진 작가가 이렇게 많은 작품으로 전시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최초이고,
3월 5일- 오늘은 24절기의 3번째인 경칩입니다. 우수, 계칩啓蟄이 지나면 얼었던 대동강물도 풀리며 초목의 새싹이 돋고, 겨울잠의 동물들도 깨어나는 완연한 봄날이 펼쳐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채취하는데 위장병에 효능이 크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제철의 천연 약재를 중시하던 민간처방이 이어지는 일이지요.또한 개구리나 도룡농 알을 건져다 먹기도 했는데 허리통증을 완화하고 허약한 몸을 보양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각종 영양제가 넘쳐나는 지금은 찾는 이들이 거의 없을 성싶습니다. 아무튼 이제 봄비 내리는 날 경칩에
경칩봄비 속에너를봄
2월의 눈소리빗소리물소리 이 예쁜 빛물들내 마음 밭에 흘러들어와어디로 흘러 갔나 했더니..... 수선화 알뿌리가 기지개를 켜며땅거죽을 어깨로 밀고 일어나그예 푸른 잎으로 고개를 내민다.옆에서 하얀 벼룩나물꽃이 빠꼼히 들여다 보고 있다.장미 줄기에 쌀튀밥 반만한 잎눈이 붉고! 아,봄물이 색깔로 변신 중이었구나.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영상이 화제다.미국의 저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구독자 140만명을 거느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막강 인플루언서, 메이저 언론을 뛰어넘을 정도인 마크 맨슨!그는 한국이 불안, 우울증, 알콜중독, 자살율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무엇이 이런 정신건강 위기를 초래하는걸까, 알아보러 왔다고 한다.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을 이룬 수퍼 파워는 압력과 지나친 경쟁의 완벽주의에서 나왔으며 그 심리적 부산물로 우울한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유교와 자본주의의 단점만을 받아들였다고
"하늘과 땅은 오래 됐지만끊임없이 새 것을 낳고,해와 달은 오래 되었지만그 빛은 날로 새롭다.만물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하므로우리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구름이 산마루에 걸려서 우는지봄비가 한 닷새는 아니고 나흘간 오고 있다.우수 지난 동토를 소제하려는지 끊임없이 내린다.천안 삼거리 실버들만 아니고대청호변 버드나무에도 봄물이 들고 있다.봄비 속에 저 멀리서 산의 걸음으로 오고 있는 봄의 기척을가만히 산을 바라보는 우중 관산觀山으로 즐겨 볼꺼나!
일요일 새벽,안개가 아슴한 대청호 자드락길을 걸었다.서리와 안개가 번갈아변색시키고 탈색시킨 핑크뮬리가 이제 백발로 성성하다.남쪽에선 통도사 홍매화가 피었다고 야단법석이라니목련꽃 봉오리가 귀마개를 벗고노루귀마냥 쫑끗 남쪽으로 귀를 세우고 있다.버드나무 언저리에는 봄의 아우라가 연노랑으로 번지는 중이다.어제부터 우수雨水의 봄비가 제 철을 맞아 삽상하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아도계절이 돌아오고 있는 길목에 섰다.
2월 19일- 어제가 우수雨水였습니다. 한 철에 6개씩, 보름마다 갈마드는 24절기: 15✕24= 360 맞습니다. 대괴는 스스로 돌면서 밤낮을, 해를 크게 한 바퀴 선회해 1년을 만듭니다. 그 태양력에 입춘과 경칩 사이의 우수는 본격적인 새봄이 열리는 절후입니다. 이제 높은 산의 숫눈은 물론 얼었던 계곡과 강물도 풀려 낱말 그대로 ‘빗물’로 흘러내리는 시기에 이른 것입니다.물기운 그 수기水氣의 순환이 바로 1년입니다. 봄비, 장맛비, 이슬과 서리, 눈... 그렇게 ‘물’은 순환하며 한 해를 빚어냅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계절과 날씨
이국종 교수 인터뷰,"외상센터는 필요한 장비와 인력이 많다보니 항상 적자다.정확한 수치를 보면 1년간 8억 4900만원의 적자가 났다.(중략)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과급 액수도 형편없다. 3달에 한 번 성과급을 받는데한 번은 120만원이었고, 그 다음은 98만원이었다.생명을 살리는 힘든 일을 하는데 성과급 치고는 너무 적지 않나?성과급을 많이 받는 동료 교수와 비교하면 년봉이 3배까지 차이가 난다." "다시는 외과의사를 하고 싶지 않다. 대학병원을 그만 둬도 할 일이 있어야하는데외과, 외상외과 의사는 나가서 할 일도 없다. 하루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