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은 연분홍 햇살 부서지는 봄날벚꽃 한 잎이 나풀나풀 난다.실같은 봄바람을 물고길게 옆으로 난다.돌아서 생각하니,나비였나?꽃이었나?아니,꿈이었나?
올해의 봄꽃들이 더 이뻐 보이고,전국에서 제일 길다는 벚꽃 터널 구경을 가는 걸 보니나도 이제 철이 든 모양이다. 단풍은 멀리서 보아야 이쁘다지만꽃은 가까이서 보아야 이쁘다.꽃을 가까이 하면 향기는 덤이다.환한 벚꽃가지가 왈츠의 물결로 일렁인다.새들의 지저귐도 바람에 춤추며 온다.이래서 꽃길만 가라는 모양이다. 동백꽃나무 아래검은 고양이 등도 휘늘어지는 봄이다.
새벽에 봉은사 '명상정원 길'을 걸었다.도시에 뜬 섬 같은 절,절의 둘레길은 반가운 흙길이었다.백목련꽃이 어울리는 처마를 지나대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길에 올랐다.새벽 여명빛에 잎과 풀들이 꽃같이 피어나고 있었다.길가엔 어디서 구했는지 서울의 돌들을 모은둥글고 큰 돌탑이 앉아 있었다.저렇게 많은 업보들을 내려 놓고,두 손을 모았으리라.나무 연꽃 같은 원력이 느껴진다.새벽 벚꽃 나무 아래 한 분이 명상 중이었다. 여명에 밝아오는 롯데 마천루의 실루엣이 손가락만 했다.
4월잎새의 달잎이 꽃같이 핀다풀죽어 있던 풀들도 일어나 노란 냉이 떼꽃을 피웠다청보리밭 긴 사래 위로 꽃구름 흘러가는 그림을 그린다백목련 뭉게구름꽃 위에하얀 반달이 안겨 있는포근한 아침이다
봄이다.요즘 우연히 일간신문에서, 음악전문지에서, TV 에서 베에토벤의 "봄"을 3번 만났다.그런데 소나타의 부제인 '봄'은 베에토벤 스스로가 붙인 제목이 아니라 출판사가 악보의 흥행을 위해 동원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Sonata for Piano and Violin)'.'얼었던 시냇물이 녹으면서 나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홍보했단다.베에토벤은 산책을 사랑했다고 한다.청력 이상으로 고통스러울 때는 시골에 머물며 산책을 했다고 한다.독일의
어둠이 골목의 그림자를 먹어치우자가로등이 야시장의 경계를 선다주야간 근로의 근무 교대방향지시등을 켠 삼원색의 네온들구불텅 거리는 곱창 골목 안으로 흐른다의식주衣食住 대신 휴미락休味樂 "숙성이고 나발이고 좋은 고기가 맛 있다.""돈이면 돼지"불판은 놋동전처럼 달궈지고눈꽃삼겹살을 든 미소들타이와 버튼을 푼 약자들이 그들의 나와바리 안에서 정글의 왕자가 되는 곳푸른 지폐들의 티끌들이 반딧불처럼 날고꼬리 없는 뱀처럼 일당을 삼키는 사람들
강아지풀에서 푸른 바람을 보았다는 작가,수채화로 녹풍을 그린 한동숙 작가님을 만났습니다.초대장의 "그 날은 바람의 색도 핑크빛이었다" 라는 카피 같은 제목에 반해 하늘과 금강이 빚어낸 절경에 있는 옥천 청마리 를 찾은거지요.섭씨 19도의 봄날, 갤러리를 찾아가는 강둑엔 벌써 푸른 풀들이 즐비했고, 강가엔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황소가 나타날 것 같은 곳이었지요.갤러리에는 작품들이 이미 걸렸고 제목을 붙이고 있었습니다.물과 색이, 물과 빛이 서로 만나 스미고, 번지고, 흐르고, 날고, 깃들고, 머무르며 기운생동하는 詩
광복절의 노래는"흙 다시 만져 보자..."로 시작한다.흙에 빛을 수복한 날이 광복절이란 말이지 않은가!흙은 우리의 고향이요, 국토인 것이다. 오늘은 "흙의 날"이다.오염되고 공해에 찌든 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날이란다.그런 공해에도 불구하고 봄은 남쪽 들녘부터 여지없이 스며온다.와서 뭇 생명을 호명하여 깨우고, 키우고 꽃 피운다.해마다 광복이 오고 열매가 맺는 것이다.들엔 바람이 불러낸 나물들이 봄비 속에 일어나따순 햇볕 속에 자라고 있다.이제 몸 푸는 들녘에 나가나물 타령을 흥얼거려 보자.
수줍고, 예민한 소년에서 한국사진계의 거목으로 우뚝 선 사진작가.1980년대 스트레이트 사진에서 메이킹 포토로 한국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과 영역을 확장해간 선구자.한국사진을 예술 영역으로,나아가 한국적, 철학적 영역으로 기초를 넓힌 예술가.구 본 창. 구본창의 '항해' 전시회가 43개 시리즈와 5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600여 점 등으로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다.한국 현대사진 및 동시대미술을 대표하는 구본창 작가의 회고전이다.한명의 사진 작가가 이렇게 많은 작품으로 전시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최초이고,
경칩봄비 속에너를봄
2월의 눈소리빗소리물소리 이 예쁜 빛물들내 마음 밭에 흘러들어와어디로 흘러 갔나 했더니..... 수선화 알뿌리가 기지개를 켜며땅거죽을 어깨로 밀고 일어나그예 푸른 잎으로 고개를 내민다.옆에서 하얀 벼룩나물꽃이 빠꼼히 들여다 보고 있다.장미 줄기에 쌀튀밥 반만한 잎눈이 붉고! 아,봄물이 색깔로 변신 중이었구나.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영상이 화제다.미국의 저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구독자 140만명을 거느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막강 인플루언서, 메이저 언론을 뛰어넘을 정도인 마크 맨슨!그는 한국이 불안, 우울증, 알콜중독, 자살율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무엇이 이런 정신건강 위기를 초래하는걸까, 알아보러 왔다고 한다.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을 이룬 수퍼 파워는 압력과 지나친 경쟁의 완벽주의에서 나왔으며 그 심리적 부산물로 우울한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유교와 자본주의의 단점만을 받아들였다고
"하늘과 땅은 오래 됐지만끊임없이 새 것을 낳고,해와 달은 오래 되었지만그 빛은 날로 새롭다.만물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하므로우리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구름이 산마루에 걸려서 우는지봄비가 한 닷새는 아니고 나흘간 오고 있다.우수 지난 동토를 소제하려는지 끊임없이 내린다.천안 삼거리 실버들만 아니고대청호변 버드나무에도 봄물이 들고 있다.봄비 속에 저 멀리서 산의 걸음으로 오고 있는 봄의 기척을가만히 산을 바라보는 우중 관산觀山으로 즐겨 볼꺼나!
일요일 새벽,안개가 아슴한 대청호 자드락길을 걸었다.서리와 안개가 번갈아변색시키고 탈색시킨 핑크뮬리가 이제 백발로 성성하다.남쪽에선 통도사 홍매화가 피었다고 야단법석이라니목련꽃 봉오리가 귀마개를 벗고노루귀마냥 쫑끗 남쪽으로 귀를 세우고 있다.버드나무 언저리에는 봄의 아우라가 연노랑으로 번지는 중이다.어제부터 우수雨水의 봄비가 제 철을 맞아 삽상하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아도계절이 돌아오고 있는 길목에 섰다.
이국종 교수 인터뷰,"외상센터는 필요한 장비와 인력이 많다보니 항상 적자다.정확한 수치를 보면 1년간 8억 4900만원의 적자가 났다.(중략)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과급 액수도 형편없다. 3달에 한 번 성과급을 받는데한 번은 120만원이었고, 그 다음은 98만원이었다.생명을 살리는 힘든 일을 하는데 성과급 치고는 너무 적지 않나?성과급을 많이 받는 동료 교수와 비교하면 년봉이 3배까지 차이가 난다." "다시는 외과의사를 하고 싶지 않다. 대학병원을 그만 둬도 할 일이 있어야하는데외과, 외상외과 의사는 나가서 할 일도 없다. 하루에도
갑진년을 맞아 MZ세대들이 신년운세를 보기 위해 타로거리가 분주하단다.토정비결 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 값진년과 안 값진년이 있을까마는인간은 불안을 미리 예견하고피하고 싶은 본능이 있는가 보다. 그 신문 기사 옆의에 눈이 갔다. "시간이 해결하니 서둘지 마라."
아침에 보니 무인 애견용품할인점이 언제 개업하였는지 문 앞이 화려하다.거리에 24시간 무인가게가 줄을 잇는다.무인 카페,무인 수퍼,무인 세탁소,무인 셀피사진관,무인 계란할인점,무인 할인아이스크림 가게..... 요즘은 리조트나 호텔 내에도 무인 수퍼가 있다.식당에선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로봇이 배달하고,집에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쿠팡이 배달한다.無人化, 사회에 얼굴이 없어지고 있다.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냐던 때가 그립다.
벌써춘분이 지났다.김승애 서예가님의 입춘첩을 응급실 문에 붙였다.춘분이 지나자 대설예보인데 봄비가 내린다.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지인들이 벚꽃 사진을 보내오고,옥천의 교동갤러리카페에서 봄전시 소식이 왔다. "이제 기다려도 될 것 같습니다.바람도 순해질 겁니다.아직은 아니래도 마음이 먼저 새싹을 기억해 내고 달콤한 공기의 맛을 알아낼 겁니다.이렇게 소식을 전하는 새로운 달이 되면 일상이 설레고어디선가 춤추며 기쁜 일이 올 것만 같습니다. 2월 전시는 공주의 어반 스케치, 수향 선생님이 이끄시는 팀이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즉석
인체의 구상조각에서 창의적 추상조각을 추구하며인간의 실존을 다룬 조각가.2009년 광화문 세종대왕상과 청남대의 역대 대통령의 동상을 제작하였고,동아미술상, 김세중조각상을 받았고, 금년에 제 1회 김복진 조각상을 받은 조각가.처음 DDP에서 그의 조각을 보고 끌려가듯 다가갔던 조각가.김영원 조각가의 展을어제 청주시립미술관에서 마지막 관람일에 관람하였다. 구상에서 추상을 은유하는 다양한 표정의 작품을 따라가면서조각가는 기본기술을 철저히 익힌 후 짐을 진 낙타처럼, 사자와 같은 용기로, 주변을 살피지 말
석양이 하루를 불사르고 떠난 자리어둠이 모두의 그림자를 지워가며 품어 안는다호수와 배, 언덕과 작은 섬, 모두 잠 재운다주변 마을도, 호숫가 카페도 불을 끄고수면 위에 눕는다물가 느티나무 가지에별들이 지나다 가득 모여 앉았다바람이 불지 않아도 별들은 서쪽으로 흐른다저 물 속에 잠긴 우물마냥나도 어둠에 잠겨 별들을 우러러 보았다호수만하던 bucket 과별처럼 많던 list 는 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