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문뜩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헛된 욕망을 끊어버리고 혹은 지금의 삶을 견줄 수 없다면 그렇게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절절히 아프고 이겨내려는 몸부림도 아프다. 울렁거리는 속을 겨우 달래고 바라보는 겨울 바다다.비진도는 언제나 그렇게 넓은 바다를 품고 있었다.
부대끼며 보내는 하루해는 길기만 한데한 달은 성큼 지나가고,한 해는 소리조차 내지 않고 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가을이 떠나고 있다.요란하게, 때로는 소리 없이 가을이 떠나고 있다.가을은 가식과 허위를 털어내고 불화한 모든 것들과 화해하라고 있는 계절오색으로 물든 가을 속 붉게 여민 나무에 내 마음도 묶여 버렸다.
시간이 멈췄다. 그리움이 쏟아졌다긴 터널을 빠져나오듯 그리운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한 올 한 올 시간의 창고에 매달려 있다. 지나간 것들은 문득 그리움으로 다가온다.어느새 또 한 계절이 지나간다.정리되지 못한 옛 기억들이 시간의 수레를 타고 소리 없이 지나간다.
님을 그리다 붉은 마음이 되었다.끝내 만나지 못하고 그리움이 붉은 눈물로 대신한다.올 가을에는 만나지 않을까 잔뜩 부풀어 오른 기대감에 앞서 마중을 나간다.하지만 이내 긴 그림자를 밟고 찾아온 그리움들이 깊고 깊은 강이 되어 되돌아온다.그리워서 불러봐도 만날 수 없는 아픔을 삼키며 가녀린 몸매 위에 붉은 속마음을 태웠다.그 붉은 속마음이 대지를 적셨다.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얼굴들이 깊이 묻어뒀던 하얀 얼굴 사이로여전히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겹겹이 쌓여있던 푸르렀던 마음들이 지금쯤 어느 하늘
여름의 한복판 지리산의 속마음을 만나기 위해나는 초록 속으로 초록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사방을 온통 둘러봐도 초록뿐이다.마치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아직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지리산의 속마음그곳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유한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인간의 욕망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고행길이라 했던가. 나는 그 고행길을 벗어나기 위해 갑사를 찾았다.
하늘이 열였다.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오를 수 있는데 까지 올라본다.하늘만큼 넓은 바다가 가슴으로 스며든다.희미한 몽환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무작정 날아왔다.세상살이에 건조해진 몸과 마음을 안고 무작정 날아왔다.아무리 애써도 무언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이 삶의 깃발처럼 그리울 때가 있다. 그 그리움을 안고 찾아 온 서쪽 어느 작은 섬 이 곳에서는 분명 속세와 같은 시간인데 전연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는 걸 느낀다. 나는 그 다른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출렁거리는 욕망들이 일어났다 사라진다.나는 그 욕망들을 달래려고 번뇌의 바다 위를 허덕인다. 욕망과 번뇌 틈 사이를 오가며 끼니도 잊은 채 두려움만으로 무작정 달려왔다.역마살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해 보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는지 모른다. 사방에 고요함과 외로움들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았는지,순간 뭉게구름처럼 추억들이 피어오른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추억들 사이에 서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몸을 맡긴다. 막막함을 끌어안고 달려온 길,무엇 때문에 그렇게 상기된 얼굴로 달려왔느냐고 우포는 내게 물었다.
가우도는 강진군 도암면 망호(望湖)에 속한 강진만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 1789년까지는 대구면에 속하다 뒤에 보암면(現 도암면)에 속했다.이후 1914년 행정 개편 때 도암면에 속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강진읍 보은산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멍에에 해당 된다하여‘ 가우도(駕牛島)’ 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 진다.가우도는 사방으로 강진만과 무인도를 조망할 수 있으며 해안경관이 매우 우수하고 섬 내부에는 후박나무, 편백나무 군락지 및 곰솔 등 천혜의 관광 자원이 매우 풍부하다.자동차가 다니지
전쟁 같은 일상을 살다보면 시나브로 들어와 마음을 흔드는 소리가 있다.떠나라, 그러면 훌훌 털고 나서는 꽉 찬 마음도 조금은 비워질 것이다욕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도시의 삶을 떠나 마음 닫는 데로 찾아가는 곳그 곳에서 세상살이에 주눅 들었던 마음을 증도는 다독여 준다. 계절이 앞선 것도 아닌데 바다는 아직 한적하다.이방인들이 오기 전 애초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이 땅에 주인들은 바쁘다.이제 얼마 안 있으면 나타날 이방인들을 맞을 준비 때문일까?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숨막히게 달려온 시간 속에서 이곳에서는 왠지 부끄러